달구벌 도시재생 이야기

글로벌 기자단

최신 웹진 보기

위기와 변화, 보훔(Bochum)의 도시재생

[ 웹진 21호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18-01-05

23d1b30f40490e84512a2a917afef920_1515120 

  

 

 보훔시는 독일 루르(Ruhr) 지방에 있는 도시로, 에센, 뒤스부르크 그리고 도르트문트 등의 다른 도시들처럼 과거 철강 및 석탄 산업에 기반을 두고 있다가 도시재생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곳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러나 보훔시의 방식은 다른 도시들과 달랐습니다. 에센시는 탄광 지대를 박물관, 미술관 등 문화를 중심으로 한 공원으로 변화시켰고, 뒤스부르크시는 각종 스포츠 시설을 즐길 수 있는 생태 공원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보훔시는 이런 하나의 방법으로 도시재생을 할 수 없었습니다. 석탄 매장량이 다른 도시에 비해 풍부했던 까닭에, 석탄 공장들이 다른 도시들처럼 한 곳에 모여 있는 것이 아니라, 시 전체에 걸쳐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보훔시는 도시를 되살리기 위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습니다.

 전체 인구의 25%가 탄광과 철강 산업에 종사했을 정도로 보훔시는 18세기 중반 이래 석탄과 철강 산업의 중심지였습니다. 1950~1960년대에는 독일 ‘라인강의 기적’의 주역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1960년대 이후 주된 에너지원이 석유로 변화되면서 보훔시의 광산을 폐광시킬 수밖에 없었고, 이는 철강 산업에도 영향을 미쳐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어야 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예감한 보훔시는 탄광과 철강 산업이 하락세에 접어들기 전에 대책을 마련하기로 합니다.

 보훔시의 계획은 광산을 폐쇄하는 대신 한 단계 발전된 첨단 산업과 대학을 유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먼저 지역 주민들과 노조를 설득해야만 했습니다. 탄광과 철강 산업은 그들이 독일 경제 재건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자부심의 원천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갑작스런 위기와 그에 따른 변화를 그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이에 시는 수년간에 걸쳐 그들을 설득하였고, 실직 광부들의 재취업을 보장하고, 여성 고용을 확대하는 동시에 미래 산업을 안정적으로 유치한다는 등의 조건으로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23d1b30f40490e84512a2a917afef920_1515127
<과거 오펠 공장의 모습>
출처 : http://www.rp-online.de/wirtschaft


 그 후 보훔시는 지역 주민들과의 약속대로 1961년에는 GM의 자회사인 오펠 자동차 공장을, 1965년에는 루르 지역 최초의 종합대학인 보훔 루르대학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1961년부터 1973년에 이르기까지 모두 115개의 기업을 유치하였습니다. 오펠 자동차 공장은 최대 6만 명의 고용 효과를 창출하였으며, 세계적 통신기기 회사인 노키아는 최대 1만 명의 고용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시청에 이들 기업을 관리하는 전담 부서가 생길 정도로 시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 이를 통해 지자체를 향한 지역 주민의 영향력이 얼마나 강했는지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과거 석탄과 탄광 공장의 모습을 모두 남기지는 못하였지만, 보훔시는 그 흔적을 기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탄넴바움 제철소는 이제 철강 박물관이 되어 지역의 젊은이들과 어린이들, 그리고 관광객들에게 과거 보훔의 화려했던 모습을 알리고 있습니다. 현대식으로 리노베이션 되었지만 과거 제철소의 모습을 최대한 유지한 채 과거와 현재의 조화를 이루려 노력한 모습이 보입니다.

 

23d1b30f40490e84512a2a917afef920_1515127
<옛 모습이 잘 보존된 철강 박물관>
출처 : 직접 촬영

 보훔어페어라인 공장은 국제 산업 트리엔날레 등을 전시하는 ‘백 년 전시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주변은 또 공원으로 조성되어서 주민들의 휴식처가 되고, 지역 예술가 등 전시 공간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기회의 장을 마련해주고 있습니다. 

 

 

23d1b30f40490e84512a2a917afef920_1515127
<옛 모습이 잘 보존된 ‘백 년 전시관’과 주변 공원의 모습>
출처 : 직접 촬영

 


 보훔 루르대학교 또한 과거 탄광이 있던 자리에 들어섰습니다. 현재 그곳에서 탄광의 흔적은 찾아볼 수는 없지만, 학교에서 내려다 본 산의 풍경을 보면 과거에 이곳이 탄광이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보훔시청과 중앙역, 지하철역 등에서 보훔시를 소개하는 홍보물을 보면 꼭 루르대학교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루르대학교가 이곳에 자리한 것에 대한 그들의 자부심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23d1b30f40490e84512a2a917afef920_1515127
<보훔 루르 종합대학의 모습과 중앙역에 소개된 모습>
출처 : 직접 촬영


 현재 보훔에 위치하고 있던 노키아 공장과 오펠 공장은 문을 닫았습니다. 특히 노키아의 경우 원가 절감을 명분 삼아 노동자들을 대량으로 해고하고 외국으로 이전하면서 공장을 폐쇄했기 때문에 많은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였습니다. 이처럼 오늘날 보훔시는 또 다른 위기 또는 기회 앞에 서 있습니다. 과거 보훔시의 도시재생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역 주민들 특히 노동자들의 입장을 잘 고려한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합니다.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고 위기를 변화의 기회로 삼았던 이곳 사람들의 선견지명이 또 한 번 필요한 때입니다.

 


<참고자료>
1. 위키피디아
2. 도시문제, 대한지방행정공제회
3. 도시재생 사례와 리더십 확보, 이용식

 

 

 

대구 창의 도시재생 글로벌 기자단(D-UrbanFD). 정 순 교

목록 보기

Copyright(C) 대구광역시 창의 도시재생지원센터. All Rights Reserved.   

본 웹진은 대구광역시 보조금을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