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진 6호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16-08-26
도시재생 수단으로서의 ‘지역자산’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도시재생 관점에서 바라본 대구와 부산 각 지역의 자산에 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하여 대구 북성로에 위치한 ‘믹스카페 북성로’와 부산 중구 중앙동의 ‘또따또가 운영지원센터’를 방문하여 인터뷰를 해 보았습니다.
A : 대구에는 도시공간속에 인문, 사회, 교육, 역사들이 공존합니다. 그 속에 제가 몸담고 있는 북성로와 근대사, 그 속에서 건축물 내지 사회적인 문화, 인문학적인 여러 가지 요소들이 중첩되어 있습니다. 6.25전쟁때도 대구지역은 피해가 크지 않았고 다행스럽게도 백년여간의 세월의 흔적이 아직 곳곳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이 개발에 따라 옛 모습이 사라진 다른 도시들에 비해 시간과 시대적 공간의 자산이 풍부하다고 생각합니다.
A : 근대사의 출발점을 일제강점기 시대라고 보지요, 그 시대에 생긴 일본식 적산가옥 한채와 해방 이후 50년대 들어 지어진 상가건물 한 채가 모여 카페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근대사와 옛 대구 사회생활의 단면이 주는 것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형상화 하고자 했고, 여러 가지 문화의 복합적인 요소들이 어우러지며 소통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렇게 하여 대구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도 있고 대구만의 유일한 공간을 만들어 쓰자는 것이 우리 카페입니다.
카페 이름의 ‘믹스(Mix)’라는 말 속에 이 공간의 의미가 있는데,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곳이라는 의미입니다. 과거와 현재 속에서 또 미래를 조명할 수 있는 것들이 이루어지고 소품, 물건이나 건물의 시대성에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같이 어우러져 추억과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또 옛것이지만 흥미롭고 새롭게 다가오고.. 이런 여러가지 요소들이 섞여 조화로운 것들을 꿈꾸는 것이 믹스카페의 본질입니다.
A : 처음에는 다른 용도로 건물을 찾아다니다가, 북성로에 와서 이곳의 매력을 느끼게 되었어요. 이 서로 다른 구조물 두체가 중정을 끼고 있는데, 건물의 이런 구조도 재미있게 느껴졌구요. 또 시대적인 것을 알게 되고 오랜 시간의 흔적도 많이 베어있는 것을 보며 이런 곳을 잘 개조해 카페로 만들면 요즘의 서구적 프렌차이즈 카페들에선 느낄수 없는, 대구의 유일한 그런 곳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런점들에 착안하여 ‘믹스문화 협동조합’에서 뜻을 모아 ‘믹스카페 북성로’를 탄생시키게 되었습니다.
A : 이곳은 후면에 위치한 2층짜리 일본식 목조주택과, 태극다방과 당구장으로 이용되던 전면의 3층짜리 상가건물을 중구청에서 시행한 ‘북·서성로 리노베이션 사업’ 1차에 참가해 카페로 개조된 공간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어떤 조사에 따르면 이런 100여년 간의 우리나라 근대사 구조물이라던지 형태가 없어지지 않고 집단적으로 분포되어 건축물들이 존재하는 곳은 대구 북성로가 전국적으로 넓은 축에 속합니다. 교동부터 달성공원 정문까지 2Km 구간을 북성로로 지칭했었고, 그 시대 건물들이 60%정도나 존재하고 있으니 그 수가 상당히 많은것이죠. 그런 건물들이 용도가 없어지고 너무 노후화 되어서 의미없는 구조물로 남아있었는데, 북성로 리노베이션 사업을 통해 지저분하고 쓸모없는 건물인줄만 알았던 것들을 사람들이 이제 그 가치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거든요.
이 사업은 건축적인 관점에서 시작하였지만, 소프트적인 부분에서 결국 공간이나 구조물 자체는 사람을 위한 것이에요. 그 속에서 사람들이 활용하고 소통하고, 거기에 따른 용도를 좀 더 확대 해석해서 지금 남아있는 다른 근대건축물도 이런것들을 계기로 좀 더 활용되고 재생되길 원하는거죠. 그렇게해서 또 건물은 새롭게 가치가 생기게 될 것 입니다. 또한 도시도 이런 건축물들의 단순 획일적인 개발이 아닌 대구만의 개성과 역사성 속에서 재미있는 요소들이 있는, 볼거리가 있고 아름다운 문화감성적인 도시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A : 우선 중구청의 북성로 리노베이션 사업과 관련하여 말씀드리자면, 지금까지 사업을 추진하면서 쌓인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점을 개선하고 보완하여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멀리보고 지속적으로 노력할 수 있도록 해야하고 시스템, 관계, 역할들을 더 연구하고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도시재생는 한사람의 의견과 주도가 아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의식을 전환하면서 폭넓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나의 주체가 이끌어서는 안돼요. 그것이 관이 되어서도, 전문가가 되어서도 안되고 민간이 주도 할 수도 없잖아요. 다양한 계층에서 관심을 가지고 조화롭게 이끌어 나가야하며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사라져가는 것들을 다음세대에 넘겨줄 수 있는, 결국은 지역뿐만 아니라 나라를 사랑하는 넓은 범위에서 좋은 생각, 좋은 뜻을 품고 함께 해 나가야 되는 것이죠.
A : 저희 센터는 부산 원도심 창작공간 ‘또따또가’ 사업의 전반적인 기획 및 운영을 하는 곳 이구요, 세부적으로 보면 예산과 사업 그리고 이곳 건물의 입주 작가들을 위한 행정업무를 보는 곳입니다. 부산에 있는 예술가들에게 창작공간을 제공해서 도시 활력을 불어넣어 보자는 취지에서 출발을 하였구요, 시에서도 유후 시설들을 알아보고 대상지 여러곳을 둘러보던 중 원도심이 좋겠다 하여 이곳 부산 중구 중앙동과 동광동 일대를 활용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또따또가 창작공간에는 건물 77실에서 230여명의 문화예술인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A : 일단 사람들이 이 지역을 다시 보게 되었다는 것? 문화를 통한 도시재생이라는 것이 저희 또따또가가 처음은 아니지만 하나의 선례가 된 것 같아요. 부산에서 잘 알려진 유명한 곳이 저희와 감천문화마을인데 감천문화마을은 주민회나 활동이 있긴 하지만 그에 비해 관광적인 측면이 더 부각된 것 같구요, 저희 또따또가는 문화예술이 기반이 된 ‘생태계’의 느낌이 있다고 할까요? 도심에서는 지하철 1호선 구간이고 교통도 좋은 편이에요. 건물들이 오래되었고 주차공간이 없다 뿐이지 지역자체는 인프라가 풍성한 곳이거든요. 개발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도 지역을 다시 활기있게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 것 같습니다.
사실 저희 부산광역시 중구도 유동인구는 100만이 되는데 비해 주거인구는 5만 정도로 굉장히 적습니다. 지역기반으로 무언가 펼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측면도 있는데, 오히려 그것이 그렇지 않기 문에 더 좋았던 것이 있었어요. 생활유동인구들이 많으니까 그 사람들과 서로 어떻게 지역에 대한 고민들을 풀 것인가, 하고 접근을 했습니다. 지금 주말에는 문도 대부분 닫으시고 사람들도 거의 없거든요. 다른 곳 같았으면 주말에도 계속 예산투자를 하고 행사를 만들었을텐데 저희는 저희 취지와도 맞지 않는 것 같고 그냥 주말에는 하지 않겠다고 했어요. 평일 점심시간만 해도 사람들로 꽉 차는데, 그런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문화예술을 접하도록 만들자! 그렇게 해서 점심시간 프로그램이나 직장인들 퇴근길에 교육받고 갈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보통 사업이라 하면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고, 번잡해지고, 보여지는 것 위주로 하게 되는데 이곳은 사람들이 창작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 중심이 되는 ‘생태계’, 그런 분위기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있지요.
A : 제가 이런 활동을 하다보니 도시재생과 관련된 토론회나 자문회의를 자주 오고가는데요, 사실 ‘도시재생’에 관심을 가진 것은 그리 오래 되지는 않았습니다, 2011년에 센터장으로 선정되면서 도시재생은 또다른 과제가 되는데요, 어떤식으로든 도시를 다시한번 바라보게 된 계기는 도시재생사업 쪽에서 만들어진 것은 맞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초기에 저는 ‘재생’이라는 표현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어요. 재생은 죽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사실 그 안에는 살아 움직이는 것들이 많거든요. 그런데 ‘죽었다’라고 기준을 삼으면 잘못된 표현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제가 제안한 표현이 ‘순환’이라는 표현인데요, 이 지역에 있는 자원들을 다시 한번 되새김질해서 그것이 재구동할 수 있는 ‘순환구조’로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이미 저질러 놓은 것들이야 회복하려면 다시 비용도 들것이고, 그것을 좀 더 문화적으로 풀면 이후에도 그것 자체도 재순환될 수 있는 가능성들이 나오지 않을까? 아파트같은 것들도 언젠가는 폐기되고 허물어질 것들인데. 저런것들을 나중에 그냥 허물어버릴 것인가, 아니면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기존에 구축되어 있는 삶의 외부 조건들을 앞으로 계속해서 순환될 수 있는 조건으로 우리가 지금부터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 저는 주로 이러한 관점에서 이야기를 하는 편입니다.
도시재생도 ‘도시재생을 하자!’고 해서 하는 것이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데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살자는 바램, 삶의 태도와 같은 일상적인 것이 되어야 해요. 문화예술도 마찬가지로 기본 삶의 요소인 것이죠. 우리가 문화예술을 다른 차원이나 위상으로 바라보고 ‘주말인데 간만에 어디 한번 나가볼까?’ 하는 것이 아니라 의식주처럼 기본적으로 늘 가지고 있는 것이 되어야 해요. 요점적으로 저의 고민은 일상적으로 자연스럽게 사유할 수 없을까? 하는 것입니다.
이 지역 일대는 ‘또따또가 창작공간’이 들어서면서 침체되어있던 원도심이 많이 되살아났습니다, 처음 대상지를 정할 당시 헤메던 중에 그러고보니 부산에 원도심이라는 자원이 있는데 이곳을 활용하면 어떨까? 하여 부산문화예술단체의 전 회장님이 제안서를 쓰시고 그것을 시가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진행된 것입니다, 예산적인 부분에서 현실에 맞춰 원도심의 골목과 건물 고층으로 들어간 것이 결과적으로 젠트리피케이션과 같은 현상도 많이 늦춰놓았고 지역이 되살아나는 효과도 낸 것 같아요. 또따또가 원도심 창작공간이 해운대같은 곳처럼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분들도 계시고 저희와 같이 무언가 하자고 하시는 분들도 많이 생기셨어요. 지역 예술인들이 지역에 남아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이로 인해서 지역과 함께 문화예술이 부흥하는 것. 그것이 저희 또따또가의 운영방향이자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