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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화산1914를 찾아서 - 버려진 공장, 문화로 물들다

[ 웹진16호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17-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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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타이완에는 독특한 분위기로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타이베이에 위치한 ‘화산(華山)1914 문화창의산업원구(이하 화산1914)’ 입니다. 화산1914는 이 지역의 낡은 근대 건축물을 리모델링하여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 타이완의 대표적인 도시재생 사례지입니다.

 

버려진 양조장, 예술의 조명을 받다
  이곳은 과거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이 만든 타이완 최대의 양조장으로서 해방 이후에는 타이완 정부에서 운영하던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도심 한복판에 있던 양조장은 수질 오염 등 많은 문제를 낳았고, 결국 1987년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타이완 최대의 양조장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이곳의 면적은 6천여 평에 이르렀는데, 이 엄청난 면적의 부지에 낡은 양조장만이 덩그러니 남게 되자 타이완 정부는 부지의 활용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무렵 어느 극단에서는 버려진 넓은 양조장을 조금씩 개조하여 연극 무대로 쓰고 있었습니다. 그 연극이 입소문을 타면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고 이윽고 정부는 이들의 무단 침입에 대해 조치를 취하게 됩니다. 그 소문은 더욱 퍼져나갔고 지역 예술가들도 이곳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997년, 마침내 정부와 예술인들은 이곳에 ‘화산문화지구진흥협회’를 설립하여 문화창의산업원구를 조성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폐허’에서 ‘아틀리에’로
  화산1914는 정부와 민간단체가 함께 조성한 문화지구입니다. 다른 도시재생 사례지와 달리 정부 소유의 부지를 민간에 임대하는 방식으로 개발되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시민들의 의견이 더욱 적극적으로 사업에 반영되었습니다. 또한 부지 내에 있는 백 년이 넘은 근대 건축물들 역시 원형에 가깝게 보전할 수 있었습니다. 폐허에 가까웠던 겉모습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낡고 오래된 내부 시설을 리모델링하여 고풍스럽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때문에 여기서는 이색적인 장소를 배경 삼아 여러 연예인들의 뮤직비디오, 화보 촬영 등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각종 공연과 전시도 열리고 있습니다. 또한 건물 곳곳에 식당과 카페, 수공예품 상점들이 입점하면서 시민들의 발길을 끄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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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수공품 판매상점>                                                    <공장 건물 내부>
출처 : 본인촬영                                                            출처 : 본인촬영


정부와 시민단체,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앞서 말했듯 이곳은 타이완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국유지입니다. 국유지 개발사업은 대개 정부의 주도 아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효율적인 사업 진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민들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지 못한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화산1914의 개발계획을 세우면서 묵은 관행을 깨고 시민사회가 지구 개발을 주도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소유권은 정부가 가지고 있어서, 백 년이 넘은 근대 유산들의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으로 개발할 수 기반을 만들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개발 방향과 같은 큰 틀에 대해서만 시민사회와 협의를 하고, 나머지 세부적인 사항들은 전적으로 시민사회에 맡겼습니다. 개발을 맡은 시민단체는 기존 건물축의 외형은 유지한 채 내부 공간만을 정비하고 새롭게 배치하여 새로운 공간으로 창조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보다 창의적인 콘텐츠가 생산될 수 있었고, 시설물의 쓰임도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었습니다.

화산1914에 다녀와 보니...
  제가 직접 다녀온 화산1914에서는 다양한 콘텐츠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평일 낮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람객들이 모여 있어서, 그 인기를 실감했습니다. 많은 예술가들과 단체들의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는 옛 공장 건물은 신비하면서고 고풍스러운 공간이 되어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었습니다. 또한 유명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전시, 거꾸로 뒤집어진 집과 같은 독특한 건축물, 극단의 공연 등을 한 곳에서 모두 볼 수 있어서 사람들의 발길을 끌고 있었습니다. 예술가들이 만든 작품들을 판매하는 매장은 또 하나의 전시 공간이 되고 있었고, 곳곳에 벤치와 카페, 식당 등이 들어서 시민들이 편안히 쉴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백 년이 넘은 옛 건물은 특별하게 꾸며놓지 않았음에도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유한 멋으로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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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옛 모습을 간직한 화산1914>
출처 : 본인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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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중인 사람들>
출처 : 본인촬영

 

 

 상생(相生)의 모델에서 배운다
  화산1914는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만들어 낸 복합 문화공간입니다. 민관이 협력을 통해 도시재생의 성공을 이끌어 낸 것은 물론, 활용도가 낮지만 역사적 가치가 높은 근대 건축물을 재발견함으로써 타이완의 대표적인 명소로 만들었습니다.
  대구에도 이와 비슷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수창동의 옛 전매청 연초장 부지에 있는 ‘대구예술발전소’입니다. 이곳은 KT&G로부터 이 부지를 기부체납 받은 대구시가 산하 재단인 대구문화재단에 위탁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도 각종 전시회 및 공연이 열리고, 예술가들이 머물면서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쓰이기도 하면서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처럼 시민사회와 함께 도시재생 사업이 이루어지면 보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콘텐츠의 생산이 가능해집니다. 이는 또 다른 시민들의 참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도시재생 사업에서는 시민들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정부와 시민사회가 협력하면서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이러한 도시재생의 모델에 우리는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참고자료>
1. 화산1914 문화산업창의원구 홈페이지 (www.huashan1914.com)
2. 전북일보, 은수정, 『[공장의 변신, 문화공간으로 거듭나다 ⑥ 타이완 타이베이의 문화재생지구] 일제 잔재에 문화콘텐츠 채우고 '시민 곁으로'』, 2016.11.18.
3. 대구예술발전소 홈페이지 (www.daeguartfacto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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