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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동네 르네상스’, 부산 감천문화마을

[ 웹진23호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18-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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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감천문화마을 전경>

출처 : 직접 촬영

 


  부산 사하구 감천동에 위치한 감천문화마을은 한 해 185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입니다. 가파른 비탈길 속에 파스텔 톤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인 풍경으로 유명한 이 마을이 예전에는 달동네였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지금은 아름다운 풍경과 다양한 예술 작품들, 벽화들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면서 부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지만 이곳은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의 힘겨운 삶의 터전이자 부산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곳입니다.

  이 마을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길은 좁고 경사가 심해 사람들이 모여 살기에 적합한 지역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이곳에 종교 단체인 ‘태극도’ 사람들이 단체로 모여 살게 되면서 마을을 이루었습니다. 태극도는 동학사상과 관련이 깊은 증산교의 분파로써 우주의 법칙과 신비함을 추구하는 종교입니다. 이 때문에 일제강점기 시절 모진 탄압을 받아왔고 광복 이후에도 포교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재정난을 겪게 되자 상대적으로 땅값이 저렴한 지금의 감천동 일대에 주거지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감천문화마을은 과거에 ‘태극도 마을’이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윽고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피난민들이 모여들어 마을은 점차 커졌습니다. 그 뒤로는 사람들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지형 탓에 하층민들의 주거지가 되었습니다. 주변에 산이 많고 좁은 지역에 많은 사람들이 살다 보니 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서 개발을 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오랜 세월 감천문화마을은 부산 속 ‘달동네’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 달동네에 ‘르네상스’를 불러온 것이 바로 도시재생이었습니다. 먼저 2009년에 문화체육관광부의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삭막했던 삶의 터전에 각종 예술 작품들이 설치되었습니다. 2010년에는 ‘미로미로 골목길 프로젝트’라 하여 미로와 같았던 마을의 골목길들을 정비하고 담장에 벽화를 그렸습니다. 이어서 부산시는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산복 도로 르네상스 프로젝트’라 불리는 사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는 부산의 구도심에 위치한 산 속의 도로와 마을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곳들은 모두 피난민 혹은 저소득층의 주거지였다는 사실과 함께 부산의 역사를 담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역 특수성을 살리기 위해 감천문화마을에서는 단순히 마을 환경을 물리적으로 개선하는 것에서 머무르지 않고 지역의 공간과 생활 및 문화를 보전하기 위한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즉 마을이 그 역사를 지키면서 지역민이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자연과 삶 모두를 개선시키고자 한 것입니다. 이는 보다 까다롭고 섬세한 접근을 필요로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자체의 지원 아래 성공적으로 수행되었습니다.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곳이 건강한 마을 생태계를 이루어 지속적으로 더 나은 공동체가 되기를 계속해서 꿈꾸고 있습니다. 


  그 성공적인 결과가 바로 부산 감천문화마을입니다. 이 마을의 변화도 르네상스 도시 재생 프로젝트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공간과 삶의 공존이라는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부산 감천문화마을은 역사가 담긴 지역만의 고유한 경관을 가꾸어가고 있으며, 여전히 지역민들이 이곳에 거주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도시재생 이전에는 그저 낙후된 곳이었지만 프로젝트 이후로는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마을을 활성화하는 데 지역민들이 적극 참여하면서 주민들의 삶의 질도 올라갔습니다. 감천문화마을만이 가지는 지역적 경관은 파괴되지 않으면서 거주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건강한 도시재생이 이뤄진 것입니다. 지금도 수많은 예술 작품 및 벽화들이 마을을 아름답게 꾸며주고 있으며, 부산의 오랜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마을 풍경도 여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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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천문화마을의 비탈길>

출처 :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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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속 예술 작품>

출처 : 직접 촬영
              

  이처럼 감천문화마을에는 역사와 감성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부산만의 고유한 것이기에 이 마을은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명소가 되었습니다. 만약 도시재생이 물리적인 환경만을 우선하여 개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면 이러한 고유성은 훼손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부산시는 이러한 도시재생의 성공 사례를 토대로 지난해부터 ‘도시재생 뉴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쇠퇴한 도시를 살리고 지역 맞춤형 일자리를 마련해 도시를 재생하는 사업을 의미합니다. 해당 사업은 우리 동네 살리기형, 주거지 지원형, 일반 근린형등 세부적으로 나뉘어 각 지역에 필요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재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하여 사업 과정에서 주민들의 체감 성과를 조사하여 그곳에 살아가는 지역 주민들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주민 친화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사업 가운데 ‘주거지 지원형’에 이곳 감천동이 해당되어 감천문화마을 사람들의 삶의 질이 더욱 나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미 도시재생이 이루어진 곳이긴 하지만 마을이 워낙 지대가 높고 경사가 가파르다는 것은 분명 불편한 점이었습니다. 향후 도시재생을 통해 이 부분까지 추가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도시재생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지역에도 지속적인 재생이 이어진다는 점은 우리 마을 공동체가 꾸준히 발전해 나가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부산은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고려하면서 지역만의 고유성은 지키는 도시재생을 건강하게 이루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다른 도시에도 모범 사례가 될 것입니다. 도시재생의 당사자는 지역민들이기에 단순히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언제나 정답은 아닙니다. 지역의 고유성을 살리고 가꾸는 ‘지역 밀착형’ 도시 재생은 어쩌면 앞으로 우리의 도시재생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미 알려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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