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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고도 경주의 새 바람. 황리단길

[ 웹진17호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17-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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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리단길로 불리는 황남동 일대 골목길>

출처 : http://bikamp.tistory.com/145

 

 

 

경주의 도시정체성 ‘역사도시’

 경주는 천년 신라의 고도라 불리며 관광 도시로서 많은 이들의 추억을 함께해 왔습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생성된 고유의 역사 환경, 수많은 유적들, 정신은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며 역사도시의 정체성을 만들어 왔습니다. 특히 불국사, 석굴암, 첨성대, 고분 등의 신라 유적들은 사람들에게 가장 인상 깊게 다가옵니다. 이는 경주를 대표하는 상징물인 동시에, 역사문화도시조성사업의 토대가 되어 경주에 역사적 가치를 더합니다.

 경주의 정체성은 현대성, 지리/경제적 속성, 역사성, 문화적 속성으로 다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보문관광단지와 경주엑스포공원 같은 관광 인프라와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이전에 따른 에너지클러스터는 비교적 현대적 이미지의 경주를 떠올리게 합니다. 경주의 정체성은 그 역사의 깊이만큼이나 다양하고, 그 각각의 정체성들이 경주의 고유한 개성을 이루고 있습니다. 경주가 지닌 다양한 가치들 중에서도 주를 이루는 것은 여전히 역사와 문화적 속성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존의 역사적 자원을 복원, 정비하는 사업이 이곳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고, 새로이 생겨나는 관광자원 또한 그 역사를 바탕으로 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도시정체성이 경주의 모든 주민들에게 이롭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경주 도심의 정비는 옛 신라의 왕경과 읍성의 모습을 재현하면서 도시의 원형을 찾아가지만, 시민들은 재산권의 침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주거 환경의 낙후라는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또한 관광 인프라의 투자와 정비가 보문관광단지를 비롯한 새로운 지역에 집중되면서 구도심 상권의 낙후로 이어진 까닭에 상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황리단길’에 부는 바람

 최근 구도심을 중심으로 젊은 청년들이 주체가 되어 상권을 다시 부흥시키는 것이 일종의 도시재생 방법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기존의 오래된 술집과 점집들이 주를 이루던 경주의 황남동 일대도 20, 30대 청년들을 중심으로 새롭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경주의 청년들은 서울의 경리단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곳 골목길 일대에 ‘황리단길’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다양한 콘텐츠들로 구성된 상권을 새롭게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카페, 식당, 책방, 공방과 같은 다소 평범할 수 있는 가게들이 한 골목에 모여 있는 황리단길은 여느 동네와는 다른 개성 있는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대부분의 가게들은 낡은 외부를 거의 변형하지 않고, 최대한 그대로 살려 빈티지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습니다. 황리단길의 가게들은 저마다 다른 콘셉트를 통해 운영되어 저마다 다양한 개성을 자랑합니다.

 황리단길이 생겨나면서 경주를 찾는 젊은 관광객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기존의 젊은 관광객들은 주로 보문관광단지의 리조트나 펜션을 이용하며 주변의 시설들을 이용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SNS를 중심으로 황리단길의 숨은 가게들을 찾아나서는 것이 경주 관광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1960, 70년대의 낡고 나지막한 옛 건물들이 주를 이루는 동네에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하고 있는 ‘핫플레이스’들은 젊은 층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경주를 찾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된 것입니다.

 


지속 가능한 ‘길’을 위해

 구도심의 상권 부흥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빠른 시간에 성장한 황리단길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1년 새에 땅값이 여섯 배가량 치솟았고, 지금의 황리단길을 만들었던 청년들은 다시금 비싼 임대료를 피해 이 골목을 떠나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수가 점점 증가하면서, 그에 따른 주차장과 같은 부대시설의 부족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도시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긴 시간에 걸쳐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황리단길은 오랫동안 낙후된 구도심으로 방치되다 최근에야 비로소 그 가치를 발하고 있습니다. 낙후된 구도심이 다시금 활기를 띠고 있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긴 세월을 두고 지속 가능하게 하는 일이야말로, 진정 우리가 나아가야할 도시재생의 방향은 아닐까요?

 

 

 

〇 학회논문
홍사철, 「역사도시 경주의 도시정체성 확립에 관한 연구」, 『경주발전연구원』, 2010년.
박훈, 「역사도시 경주의 역사환경 특성과 가치에 관한 조사연구」, 『대한건축학회지회연합회』, 2012년.

자유기고가   서 지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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