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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 서울숲, 녹색의 사유화

[ 웹진13호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17-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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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서울숲 조성배경 : 도시숲 운동
 서울시 성동구 뚝섬일대에 조성된 35만평 규모의 서울숲은 과거 조선시대에 관마의 목마장과 군대의 열무장으로 쓰이던 공간입니다. 1945년에는 경마장이 들어서게 되었고, 이는 뚝섬한강공원과 함께 이 일대가 본격적으로 유원지화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뚝섬 숲 조성 기본계획’에 따라 1년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2005년 6월 오늘날의 모습으로 시민들에게 공개되었습니다. 오늘날 도시의 녹지공간은 대부분 긍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그 배경을 알기위해서 우리나라 산림정책과 도시숲 운동의 맥락을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광복 이후, 사회적 혼란으로 인해 산림훼손이 심각했습니다. 한때 산림 녹화산업이 성공적으로 시행되긴 했으나 급격한 도시화 과정을 거쳐 도시 생태계는 다시금 훼손되고 말았습니다. 70년대에 도시인구가 전체인구의 90%에 달하는 고밀도 현상이 나타나게 되면서, 도시의 생태계문제와 주거문제는 삶의 질을 악화시켰습니다. 이와 같은 도시의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정부의 산림정책과 시민단체의 주도로 도시숲 운동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도시숲 운동은 1947년 이후 ‘사방사업기’, ‘산림녹화기’, ‘산림경영기’, ‘숲문화창출기’, ‘시민숲운동기’의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초반 ‘사방사업기’에는 국가의 예산과 행정력의 부재로 인해 실효성을 갖지는 못했습니다. 1960년대 ‘산림녹화기’ 무렵에는 정치적, 사회적 안정과 고도의 경제적 성장을 일궈내면서, 1970년대에는 성공적인 녹화를 이루어냈다는 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후 ‘산림경영기’에 우리나라는 급속한 도시화 현상을 겪게 되었는데, 당시 산림정책은 산림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보전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때문에 인구가 밀집한 도시 지역은 산림정책대상이 아니었고 점차 도시 내의 산림관리는 어려워졌습니다.

 당시 산림정책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1990년대에 이르러 산림복지국가 구현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의 기반 구축을 목표로 하는 사업들이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1992년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산림정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산림정책이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그 일환으로 진행된 남산 제 모습 가꾸기 사업은 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하여 본격적으로 숲문화를 창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때는 단순히 훼손된 자연을 복원하는 것 뿐 아니라, 장소에 대한 역사문화의 주체성을 확립하는 데에도 관심을 가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민숲운동기’에는 정부주도에서 시민주도로 숲운동의 흐름이 변화했습니다. IMF 경제위기 이후 녹화된 산림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관심이 증가했습니다. 이는 숲 탐방문화, 산림휴양, 숲 가꾸기 사업 등 다양한 활동으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학교나 마을, 도시 전반에 걸쳐 크고 작은 숲을 형성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들이 진행되었습니다. 오늘날 산림청은 2013-2017 발표한 계획을 통해 1인당 9m2의 생활권 녹지 확보 등의 내용을 정책으로 제안하고 있습니다.

[도시] 서울숲 조성 이후 도시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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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 일대 용도지역>
출처 : 서울 숲 조성 및 관련 도시개발계획에 따른 주변지역 도시 형태 변화

 서울숲 조성계획이 수립된 2003년과 오늘날 도시의 형태를 비교하고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서울숲 주변지역은 중랑천과 한강이 합류하는 지점으로, 남측과 서측이 강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교량을 중심으로 외부로 연결되며 내부 가로망은 크게 격자형으로 되어있긴 하나, 블록 내에서는 불규칙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도시 형태는 1950년대 무분별하게 공업단지가 형성된 이후, 1965년에 이르러 공장 부지를 기준으로 이루어진 토지구획정리에 의한 것입니다. 1980년대 이후 공동주택이 건축되면서 준공업지역, 주거지역, 준주거지역이 공존하게 되었습니다. 주거지와 공업지역이 혼재하여 결과적으로 오랫동안 활성화되지 못하고 낙후지역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1982년 수도권정비계획에 따라 공업기능이 쇠퇴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개발이 시작되었습니다.

 서울숲 조성 이후로 주변 도시조직이 대규모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서울숲은 인근의 도시재개발 사업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서울숲 북측 주거지의 경우 타 주거지역에 비해 양호한 편이었는데, 이 지역을 중심으로 카페, 여가시설, 문화시설 등 공원과 연계된 다양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시설들이 지역의 장소성을 강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한편 서울숲 공원 경계지역에는 초고층 고급 주상복합시설이 들어서 주택고급화가 야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서울숲으로의 접근성과 조망권을 점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형공원의 공공성에 대한 문제점을 들어 부정적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서울숲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이와 같은 문제들은 신개발주의의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공공의 공간을 중심으로 들어선 초고층 고급 주거시설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녹색의 사유화는 지역사회와의 단절,  나아가 부동산 가격 폭등과 같은 문제들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로 인해 점차 서민층의 서울숲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궁극적으로 이루고자한 생태복원의 목적보다는 경제적 수단으로 이용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건축] 건축개념의 실현
 서울숲의 설계목표는 도심 속에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대규모 도시숲을 조성하는 것이었습니다. 생명의 숲, 참여의 숲, 기쁨의 숲이 그 설계에 대한 각각의 개념이 되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자연생태공원, 시민참여공원, 문화레저공원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과거 경마장이라는 장소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그 형태를 메인동선으로 활용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서울숲의 이와 같은 설계개념이 시민들에게 잘 인식되고 있는지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기능적 개념보다는 추상적 개념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 이례적입니다. 시민참여공원이라는 추상적 개념에 대한 인식이 높게 평가되는 것은 다른 공원에 비해 다양한 시민참여프로그램을 운영해 왔기 때문이라고 생각될 수 있습니다. 반면 울창한 숲 조성이라는 기능적 개념에 대한 인식이 낮게 평가되는 것은 서울숲이라는 이름이 갖는 이미지에 따른 기대심리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지금껏 도시 내의 오픈스페이스를 통한 녹지공간의 실현은 무조건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연경관을 조망하는 일만으로도 현대인의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되고, 자연과 함께하는 삶에 대해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이는 드물기 때문입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문제시 되는 환경오염문제로 개발을 촉구하기보다는 자연생태의 복원이 당연시 되어왔습니다. 물론 자연이 인간에 주는 긍정적영향이나 자연생태의 복원이라는 궁극적 목표는 옳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녹지공간이 미치는 2차적인 영향력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때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숲 인근에서 나타나고 있는 주택의 고급화와 그로인한 녹지의 사유화문제는 더 이상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도시의 공공 공간은 말 그대로 시민 모두의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참고자료>
〇 학회논문, 간행물 기사
최수정, 오충현,「우리나라 산림정책과 도시숲 운동의 흐름」, 『한국환경생태학회』, 25(1) pp.34-35, 2015.
김우주, 손용훈,「서울 숲 조성 및 관련 도시개발계획에 따른 주변지역 도시 형태 변화」, 『서울도시연구』,16(3) pp.1-12, 2015.
황진태, 이지은, 「‘서울숲’을 둘러싼 신개발주의」,『환경과생명』, pp.269-279, 2007.
주신하, 김영희, 「도시공원 이용자의 설개개념 인식정도」,『한국조경학회지』, 38(5) pp.53-6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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