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진 2호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16-04-28
지난 2016년 4월 15일, 대구 중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활력증진지역 사업 ‘남산100년 향수길 조성사업’의 중 인쇄문화 활성화와 관련하여 남산동 주민들과 함께 완주에 위치한 ‘삼례문화예술촌’을 방문하게 되었다.
○ 완주 삼례문화예술촌을 방문하다
삼례문화예술촌은 과거 일제강점기 시절 완주 만경평야의 곡식을 일본으로 수탈해갈 목적으로 지어진 창고였다. 양곡 창고는 1970년대까지 농협 창고로 활용되었으나 이내 쓰임새를 잃어버리고 도시미관을 해치는 건물로 방치되었고, 이 낡은 창고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예술촌은 완주 도시재생의 성공적 사례다. 이 장소는 과거의 유산을 재활용하여 지역이 간직하고 있는 역사와 전통을 보존하기 위해 오래된 원형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으면서 고유한 문화 콘텐츠를 담아내었다. 지역의 과거와 현재가 기억을 통해 공존하는 도시재생의 사례라 할 수 있다. (완주 삼례문화예술촌 사이트 참조)
<삼례문화예술촌>
출처 : 본인촬영
삼례문화예술촌은 식민지 시기 지어진 창고의 원형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 그러나 옛 창고 건물 안에는 예술 작품이 전시되어 있고 활판인쇄기가 보이는 등 독특한 문화 콘텐츠가 가득하다. 내부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삼례문화예술촌 창고 내부>
출처 : 본인촬영
나무를 깎아 만든 가구를 전시한 곳도 있었고, 책을 비치해 두어 방문객들이 잠깐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살 수도 있는 장소도 마련해 두었다. 흥미로운 점은 손님들이 양심적이고 자발적으로 돈을 지불하고 책을 구매한다는 점이다. 책의 판매가격은 원래가격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또한 대구 남산동 인쇄골목에서 진행하려는 사업과 관련된 인쇄기들이 전시된 공간도 있었고, 이곳 삼례지역을 작은 스크린 판으로 옮겨놓은 작품도 있어 예술적인 볼거리가 가득했다.
○ 아픔을 승화시켜 탄생한 삼례문화예술촌
식민지 시기 일본의 기술로 지은 건축물 안에 있는 느낌은 우리의 것과는 사뭇 달랐다. 오래 전 일제강점기에 이런 튼튼한 건축물을 지었다는 점에서는 일본의 건축기술이 뛰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우리 국토에서 생산된 쌀을 빼앗아 보관하던 슬픔이 어린 장소라는 사실이 색다른 분위기를 불러일으켰다. 일제강점기 때 수탈의 목적으로 지어졌다는 이유로 양곡 창고를 무작정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이를 보존하여 하나의 우수한 관광지로 탄생시킨 것이 독창적이었다. 문화해설사와 함께 둘러보며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본인은 태어날 때부터 이곳 삼례에 살아왔고 자신뿐만 아니라 많은 주민이 지역에 관심이 많고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현재 미술관으로 쓰이고 있는 이 장소가 바로 자신의 부모님 세대가 가슴 아픈 일들을 겪은 곳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이 장소를 예술적으로 승화하여 재생시키고자 함께 노력하였고 결과적으로 ‘삼례문화예술촌’이 탄생할 수 있었다. 이러한 훌륭한 명소를 만들어 낸 것은 바로 삼례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역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었던 것이다.
○ 중구 남산동 인쇄골목의 숙제
중구 남산동 인쇄골목은 아직 ‘인쇄골목’이라는 스토리를 제대로 콘텐츠화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의 ‘동광동 인쇄골목’과 같은 매력적인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는 이번 선진사례지 방문에서 느낀 점들을 잘 녹여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작은 박물관 만들기 등 인쇄골목으로 관광객들을 유인할 수 있는 요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 이다. 벽화는 인쇄골목의 경관개선에 큰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인쇄와 직접적으로 닿아 있는 ‘책’이라는 개체를 주요 아이템으로 활용하면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곳 완주 삼례문화예술촌뿐 아니라 청주 고인쇄박물관,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도 역시 남산동 인쇄골목의 활성화를 위해 참고하기에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참고문헌>
1. 완주 삼례문화예술촌, www.srartvi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