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진22호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18-01-09
출처 : 직접 촬영
“아이들이 이곳을 지나갈 때마다 아주 즐거워해요” - 율하역 이용객
지난 6월 14일 대구 율하역에서 롯데마트로 가는 통로에서 1남 1녀를 둔 여성 한 분께서 전해주신 소감이다. 아이들은 지하철에서 롯데마트로 이어지는 왼쪽 벽면에 서서 동화책에서 나온 것 같은 그림들을 순서대로 따라가며 그 이야기에 빠져 있었다.
이러한 모습은 대구 지하철 1호선 율하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구 시민들의 발밑에 있는 또 하나의 세계인 대구 지하철은 지금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지하철은 역사와 문화 그리고 예술의 무대로 바뀌고 있으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오가는 지하 공간에 상업과 의료, 기부 등 다양한 목적을 지닌 장소가 들어서고 있다. 대구 지하철은 단순히 대중교통의 기능뿐 아니라 지하철을 찾는 시민들에게 즐거움과 편리함을 주고 있는 것이다.
역사와 문화, 그리고 예술
대구 시민들은 대부분 한 가지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바로 중앙로역 대화재 사건이다. 대구 시민들은 중앙로역에서 일어난 참사로 인해 세상을 떠나간 희생자들을 추모하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그날의 상처를 기억하고자 한다. 이러한 마음이 모여 대구 중앙로역은 대합실 일부 공간을 박물관처럼 조성하였다. 중앙로 화재 사건을 담은 기록과 사건일지 등을 이곳에 남겨 지하철역을 당시의 사고를 생생하게 재현한
역사적인 공간으로 만든 것이다. 이제 중앙로역은 화재 참사를 방지하기 위한 역사적인 교육의 장으로 쓰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바쁜 일상 속에서 문화를 향유하며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지하철역은 새로이 태어나고 있다. 특히 각산역에 마련된 미술관, 대구역의 갤러리 공간은 시민들의 행복을 더하고 있다.
출처 : 직접 촬영
지하철역에서 쇼핑을?
“제가 여기에서 장사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이고, 게다가 아침에는 출근하느라 바쁜 사람들이 여기에 자주 오는 편입니다. 아침과 점심이 피크 타임이라 저에겐 제일 알맞은 장소죠.”
대구 지하철 2호선 수성구청역에서 디저트를 판매하는 상인의 말이다. 이처럼 출퇴근길에 많은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어서 패스트푸드점이나 간단히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편의점이 지하철역 또는 지하상가 입구에 많다. 지하철역 안은 대부분 중소상인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비교적 저렴한 임대료, 지하철을 이용하는 젊은 소비층의 많은 유입량, 소규모 자본으로 비교적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구 지하철 상가에 새로운 소비문화가 형성되면, 동시에 대중교통을 찾는 시민들이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지하철 입구에 자리 잡은 중소형 마켓>
출처 : 직접 촬영
시민을 향한 지하철의 변화
이처럼 대구 지하철의 변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과거의 지하철은 그저 교통수단이었다면, 오늘날 지하철은 의료, 상업, 문화 등 여러 방면으로 그 기능이 확장되고 있다. 지하철 역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노인층을 위한 의료 서비스와 출퇴근길의 바쁜 직장인들을 위한 작은 도서관 등이 그 예다. 또 화장실 입구에 다양한 식물들이나 크리스마스트리 등을 놓아 미관을 개선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지하철의 변화는 서서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시민을 향한 그 진심은 언젠가 커다란 선물로 다가올 것이다.
<참고자료>
-지하철에 신설된 도서관-
1.사진자료. 직접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