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진 1호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16-04-30
둘레길이란, 산을 직접 오르지 않고 산의 둘레, 주변을 따라 난 길을 말합니다. 주변 경관을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전국 곳곳마다 선정되어 있습니다. 대구의 도심 속에도 ‘화원 둘레길’이라는 곳이 존재합니다. 대구 중구 남산동에 위치한 화원 둘레길은 가톨릭 타운을 만날 수 있는 일종의 순례길입니다.
<남산동 화원 둘레길 위치>
지도 : 구글맵
'100년의 향수! 추억의 남산 화원 둘레길'
대구광역시 중구 남산동의 둘레길은 남산지구대를 시작점으로 수녀원의 길, 인쇄골목, 가톨릭타운까지 이어집니다. 이 지역은 2012년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으로 선정되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간 '100년의 향수! 추억의 남산 화원 둘레길'로 이름으로 남산 화원둘레길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2011년 대구경북연구원에서 열린 '주민참여 도시학교'에서 만난 남산동 주민들과 가톨릭대학 교직원, 수녀, 공무원 등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합작품이기도 합니다.
‘남산 화원둘레길’의 주요 사업내용으로는 쇠퇴한 인쇄골목을 특화거리로 조성하고 주차장 건립, 수녀원 담장 및 보행환경 개선 등이 있습니다. 전국 유일 100여년의 역사를 담고 있는 카톨릭 타운 일대가 신앙과 역사를 담은 문화자산의 거리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 입니다.
<수녀원 담장 / 마을기업 판매소>
출처 : 본인촬영
남산동 비밀의 화원 속으로
이곳 가톨릭타운은 그간 천주교 신자들 이외엔 잘 알려지지 않은 비밀의 화원과도 같은 곳 이였습니다. 천주교 대구 대교구청, 성모당, 살트르 성바오로 수녀원, 대구가톨릭 신학대학 등 대구 가톨릭 100년 역사가 모여 있습니다.
‘살르트 성바오로 수녀원’은 현존하는 근대 서양식 건물들 중에서 보존상태가 양호하여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 제43호’로도 등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한국근대건축사에서 당시의 성당건축양식을 대표하는 중요한 건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1914년 개교한 ‘성유스티노 신학교’는 수녀원이나 성모당에 비해 운동장을 따라 산책할 수 있는 조금은 자유로운 분위기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신학교로, 유럽 중세 시대의 로마네스크 양식과 고딕 양식을 혼용한 건물들이 유럽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또한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 제23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성모당(대구 유형문화제 제29호)’과 가톨릭 타운 후문 인근에 위치한 인기성지인 '성직자 묘지'도 있습니다.
수녀원과 맞은편에 위치한 ‘천주교 대구 대교구청’ 사잇 골목길은 현재 담장공사 마무리가 한창입니다. 예전의 낡은 수녀원 담장은 스토리 보드와 경관 조명을 설치하여 가톨릭의 역사를 훑을 수 있는 거리로 변신하였습니다. 또한 골목 곳곳에는 휴식처나 마을기업 상품을 판매하는 곳 등으로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비밀의 화원으로 향하는 둘레길
담장을 따라 걸어 내려간 골목길 끝에는 인쇄골목이 펼쳐집니다. 이곳은 한때 1천 여개의 인쇄소가 밀집되어있어 서울의 충무로와 쌍벽을 이룰 정도였다고 합니다. 인쇄업의 쇠퇴로 인해 점점 그 수가 감소되었고 ‘성서 인쇄밸리’ 조성 후 쇠퇴는 더 가속화 되었습니다. 붕괴위기에 처하다시피 한 인쇄골목은 인접한 가톨릭타운과 연계하여 명물거리로 새롭게 조성되고 있습니다.
중구 남산동 화원둘레길은 대구시의 인기 관광 프로그램인 ‘근대골목투어’ 코스 중 마지막코스에 포함된 곳이기도 합니다. 신학교 입구 근처의 한 카페의 주인은 아직 거리조성 사업이 완료되지 않아 완전히 활성화된 건 아니지만 카메라를 들고 찾아오는 젊은 사람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며 반색을 표하였습니다.
가톨릭타운 조성사업은 인근 80년 전통의 남산인쇄골목 가로특화사업을 통한 테마 부여로 100년 향수의 파노라마를 연출할 것입니다. 잘 보존된 근대 역사 문화의 보고인 가톨릭 타운이 가진 잠재적 가치를 활용해, 인접해 있는 인쇄골목과 근대역사문화벨트로 연결함으로써 도심관광 및 지역상권이 활성화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둘레길 입구에 조형물을 세워 상징성을 부여하고 주변 관광지와의 연결성도 강화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중구 남산동 남산 화원둘레길은 지역 내의 역사와 문화자산을 통한 재생사례로 우리 가까이에 있었지만 잘 알지 못했던 가톨릭타운에 대해 재조명해 볼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남산동 가톨릭 타운이 종교를 떠나 복잡한 도심 속에서 마음의 휴식 공간, 100년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되길 바라는 바 입니다.
박소윤 / 기획 및 연구지원팀
<참고문헌>
1. 이종현, "대구 중구, 천주교 순례길 조성", 『경북일보』, 2012.9.25.
2. 대구시 중구청, http://gu.jung.daegu.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