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가 대학로 같지 않습니다.”“저녁이 되면 무서워서 못나가겠어요” 대구 달서구 신당동에 위치한 계명대학교 동문로 일대는 1990년대 초 캠퍼스가 들어서면서 많은 상가와 원룸이 생겨났지만, 대학교 주변이라는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대학로임에도 불구하고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를 하고 있었고 이 일대의 도로와 인도, 상가의 완충녹지에는 나무가 너무 많아 음산한 느낌까지 자아낼 정도였습니다. 또한 녹지가 넓게 조성되어 있고, 통행에 불편을 주는 장애물도 많아 상가를 이용하고자 하는 시민들이 건물을 우회해서 다녀야하는 불편함도 있었습니다. 또한 대학로의 오픈스페이스도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기존 달서대로 시설녹지>출처 : 레드블록 창조 프로젝트 연구서 이에 달서구는 낙후된 신당동 원룸촌 일대의 재생을 위해 ‘레드블록! 젊음과 다문화를 담은 원룸촌 재창조 사업’ 프로젝트를 추진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캠퍼스의 열정을 주변지역까지 끌어와 지역발전을 도모하고 ‘주민+학생+다문화가족’이 함께 하는 활기찬 공동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레드블록 재창조 프로젝트’는 2014년 9월 국토교통부 공모사업인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에 선정되어 지난 2014년부터 현재까지 3년 동안 진행되어 왔습니다.레드블록(Red Block)? 레드블록(Red Block)은 계명대학교의 상징인 빨간 벽돌(Red)의 서양식 건물에서 착안한 마을(Block)이라는 뜻으로, 계명대학교 동문 및 원룸촌 일대를 하나의 사업지구로 묶어 지역주민, 다문화가족, 대학교, 행정이 하나로 어우러지고, 다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대학가를 재창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젊음이 넘치는 융합과 소통의 장(場)’으로 개성과 지역 정체성이 넘치는 캠퍼스타운 만들기, 누구나 주인이 되는 행복한 공동체 만들기, 활기와 즐거움이 있는 젊은 공간 만들기, 지속 가능한 기술을 활용한 맑고 깨끗한 지역 환경 만들기라는 4대 주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이러한 4대 목표의 하위개념으로 기본전략과 구체적 실행방안을 마련하였으며 공간기본구상, 동선체계구상, 경관 및 녹지체계구상, 커뮤니티 체계구상으로 체계적인 계획을 함께 세웠습니다.<계획추진전략>출처 : 레드블록 창조 프로젝트 연구서<완충녹지와 보도를 활용한 가로공간 조성> 대구도시철도 2호선 계명대역으로부터 계명대학교 동문에 이르는 810m의 보도 옆에는 본래 폭 10m가 넘는 어두침침한 완충녹지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공간 활용이 효율적이지 않을 뿐더러, 음산한 기운이 든다며 불만을 가진 시민들의 의견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여론을 적극 반영해 이 일대를 ‘다누리 에비뉴’로 탈바꿈시켰습니다. 그 결과 이곳은 지역 주민뿐 아니라 대학생, 다문화가족이 더불어 휴식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새롭게 거듭났습니다.<원룸촌 재창조 재생프로젝트> 계명대학교가 위치한 신당동에는 원룸과 상가가 빽빽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주차시설 부족, 불법 쓰레기 투기 등 각종 민원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18년까지 24억여 원을 들여 상가의 간판과 보행 환경을 개선하고 영화, 뮤지컬 테마거리, 빨간 벽돌거리를 조성할 계획입니다.다문화를 담다! 대구에서 가장 많은 국내 체류 외국인이 살고 있는 달서구(대구 전체 2만3천여 명 중 35%인 8천여 명)는 다문화가정이 1,700여 가구, 그 구성원이 4,600여 명에 이릅니다. 이에 달서구는 주민대표와 학생, 외국인유학생, 다문화가족 등 20여 명으로 구성된 주민협의 기구를 만들었습니다. 이 ‘원룸촌 재창조 재생 프로젝트’에서는 여러 나라의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음식문화거리’와 ‘다문화 장터’를 만들고 다문화가족과 함께하는 생활공간 또한 만들어갈 예정입니다.주민들이 만들어낸 ‘레드블록’ 도시재생에 있어 주민의 참여는 필수입니다. ‘레드블록’ 또한 주민과 함께 만들어간 사업입니다. 사업 계획 당시 일곱 번에 걸친 주민협의체 토론회와 주민, 상가, 통장, 다문화가정, 학생의 회의가 있었습니다. 또한 지역민을 대상으로 하여 시민의식조사(현재만족도, 사업선호도, 주민참여의사, 개선방안, 활용방안 등) 설문지를 배부하였고 91.6%의 높은 회수비율을 자랑했습니다. 이는 캠퍼스와 원룸촌의 상생을 위한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그것을 분석하여 캠퍼스와 지역의 문화시설을 연계한 문화벨트조성의 성공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함이었습니다. 특히 다문화 가정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기 위해 설문지 또한 한국어, 중국어, 베트남어 등 여러 언어로 작성하였기에 실제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다문화 가정의 구체적인 여론에 귀 기울일 수 있었습니다. <주민간담회>출처 : 레드블록 창조 프로젝트 연구서레드블록에게 남겨진 숙제 ‘레드블록’ 사업은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제 계명대학교 동문대학로에 가보게 되면 음침했던 분위기 대신 예쁜 빨간 벽돌과 주민 쉼터, 재탄생된 커뮤니티 공간 등이 들어서 있어 대학가다운 환한 젊음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다만 계명대학교 학생의 입장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길’만 예쁘게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다누리 에비뉴’ 거리만 바뀌었을 뿐, 처음 계획하였던 다문화가정과 상인 학생들 사이의 공존을 아직까지는 확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단기간에 성과가 나타날수는 없겠지만, 앞으로도 이 프로젝트를 꾸준히 실천에 옮겨 도시재생의 최종목표인 지속가능한 개발과 지역민의 융합을 도모하고, 젊음과 다문화를 지역의 소프트웨어로 담아낼 수 있다면 레드블록은 다문화가정, 상인, 학생이 함께 만들어낸 도시재생의 사례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대구가 ‘도시재생의 중심지역’으로 진화해가는 데 레드블록이 커다란 이바지를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참고자료> 1. 계명대학교 산학협력단, “레드블록(Red Block) 재창조 프로젝트 연구서 2014.082. 달서구청 “달서구, 주민과 함꼐 만드는 레드블록사업 본격 추진. 『대구경북뉴스』 2014.05.06.3. 대구광역시 달서구청 http://www.dalseo.daegu.kr/
웹진 3호 ㅣ 도시재생사례 ㅣ
16-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