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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도심 속 다시 찾고싶은 거리

[ 웹진 4호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16-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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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화로 인한 교통,통신의 발달은 도심 속 인구 과밀로 인한 각종 문제들과 주택난에 시달리던 중산층들에게 ‘교외화’의 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이에 구도심 주변 통근권 내에 여러 신도시가 생겨났고, 인구와 산업은 보다 저렴하고 쾌적한 환경을 찾아 도시 외곽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에 도시 중심의 인구과밀과 주택난은 해소되었지만, 인구와 산업이 빠져나가 ‘구도심’이 되어버린 도심은 이제 ‘인구공동화현상’과 ‘구도심쇠퇴’라는 문제를 새롭게 겪게 됩니다. 


 도시쇠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도시들에서 재개발 위주의 정비 사업을 진행해왔습니다. 그러나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둔 정비 사업은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의 방안이 되지 못하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오늘날 여러 도시들은 구도심의 쇠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교외로의 개발을 억제하고 구도심을 다시 활성화시키는 도시재생의 방법에 대해 고민해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광역시 중 부산 다음으로 가장 인구가 많았던 대구광역시는 인구의 감소로 인해  인천광역시에 2000년부터 그 자리를 넘겨주었습니다. 2014년 4월을 기점으로 대구시의 총 인구는 250만이 무너진 249만 3246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러한 인구의 감소는 중심지 상권의 침체를 가져왔고, 대구시는 2000년대 말부터 도심상업지 활성화를 위한 방안들을 모색했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근대골목투어 사업’과 국내 최초로 지정된 ‘대중교통 전용지구’입니다. 대중교통 전용지구 Transit Mall는 도심상점가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몰(Mall:보행자전용지구Pedestrian Mall, 대중교통전용지구Transit Mall, 보차공존지구Semi Mall)의 한 종류로, 지정된 가로구간에 일반차량의 통행을 제한하고 노면전차, 경전철, 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의 통행과 보행자의 보행활동만 허용하는 지구를 말합니다. 대중교통수단의 통행을 허용한다는 점에서 보행자전용지구Pedestrian Mall와는 차이가 있으며, 대중교통의 접근성과 편리성을 향상시켜 시민들이 걷기 좋은 거리로 만들 수 있고, 이를 통한 주변상권의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중교통전용지구는 쇠퇴한 도심에 활기를 불어넣는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한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됩니다. 


 대중교통전용지구 조성의 기대효과로는 첫째, 승용차의 이용수를 줄이고 대중교통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대중교통밀집지역에서 버스를 제외한 기존의 승용차와 화물수송차량 이용을 제한함으로써 대중교통의 정시성, 통행속도, 운행횟수를 늘릴 수 있게 됩니다. 이를 통해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업체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적인 교통체계를 만드는 데 기여합니다. 둘째, 시민들이 걷기 좋은 쾌적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보행자를 위한 길과 차량이 통행하는 길이 분리되어 시민들에게 안전한 보행환경을 제공할 수 있고, 넓어진 가로를 매력적인 공간으로 꾸며 거리를 걷는 시민들을 위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셋째, 결과적으로 대중교통의 효율화와 쾌적한 보행환경조성을 통해 도심상권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걷기 좋은 거리를 조성함으로써 사람들이 도심을 많이 찾게 되면, 이러한 유동인구의 증가는 자연스레 지역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중교통전용지구는 현재 미국, 독일, 유럽, 호주, 캐나다 등의 10개국 30여개 도시에서 운영 중이며, 점차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관광지 노트르담 대성당으로도 유명한 스트라스부르는 지리적으로 독일과의 접경지역인 라인강변에 위치하고 있고 슈투트가르트, 프라이부르크, 칼스루헤, 바덴바덴 등 유럽의 주요 도시들과 인접해 있어서 국경을 초월한 유럽 교통의 요지입니다. ‘길의 도시’라는 어원의 스트라스부르는 그 이름에 걸맞게, 스트라스부르는 도시 안팎의 교통체계가 트램, 버스 등의 대중교통을 중심으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스트라스부르 트랜짓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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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라스부르 트랜짓몰의 트램과 특수차량, 보행자의 이용현황 >
출처 :http://www.auric.or.kr/User/Bits/SubEmuseum.aspx?EXEC=VIEW&DN=5865&cont_search=7

 

 스트라스부르의 트랜짓몰은 대중교통 중에서도 트램을 세계문화유산인 ‘그랑딜(Grande Ile)지구’와 연계하여 조성하였기 때문에, 트램을 타고 이동하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관광이 가능합니다. 1980년대 말 스트라스부르는 카트린 드로망시장의 '역사문화자원 보존'을 기반으로 한 도시재생정책에 따라, 도심 내 교통을 보행자 중심으로 정비하는 과정에서, 역사와 현대미가 조화를 이루는 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경관을 보전할 뿐만 아니라 트램노선 인접지역을 상업지로 재개발하여, 상업지역으로의 대중교통 접근성도 향상시켰습니다.  결과적으로 스트라스부르는 현재까지도 전 세계인들이 다시 찾고 싶은 거리로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역사와 문화가 도시의 중심에 찬란하게 빛나는 스트라스부르는 걷기 좋은 매력적인 친환경 도시로 거듭났습니다. 보행친화적인 ‘대중교통계획’과 역사문화와의 조화를 꾀한 ‘구시가지 재생사업’은 시너지효과를 이루면서 스트라스부르는 성공적인 도시재생의 대표 사례로 손꼽혀 다른 도시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습니다.

대구광역시의 대중교통 전용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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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대로의 대중교통전용지구 >
출처: (좌)http://www.yeongnam.com/mnews/newsview.do?mode=newsView&newskey=20091128.010060735270001
(우)http://www.daegucity.net/bbs/board.php?bo_table=B01&wr_id=77

 

  

 계속되는 인구감소와 도심쇠퇴를 경험하게 된 대구광역시는 지난 2009년 12월 교통상황의 개선과 도심상업지 활성화를 위해 중구 중앙로 대구역 사거리에서 반월당역 사거리까지의 구간을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하여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중앙로의 대중교통전용지구는 중앙로역과 연결되어있으며, 기존 4차로의 차도를 2차로로 축소하고 보행로를 확대하는 방법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지구 내에서는 자가용 이용이 전면 금지되고 시내버스와 이륜자동차, 긴급자동차 등의 특수차량과 자전거의 통행만 허용하는 방식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상점 물류유통에 필요한 차량은 따로 통행증을 발급하여 시차제로 통행을 허가하며, 통행증의 발급은 대구지방경찰청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이 늘면서 유동인구도 더불어 증가했고, 대중교통 활성화로 대기환경 개선, 보행자 만족도증가, 인근상권 활성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따라왔습니다. 이에 중구 중앙대로는 한국의 대표적인 대중교통전용지구 성공사례로 평가되었으며, 우리 대구의 이러한 성공은 부산과 서울의 대중교통전용지구 계획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연세로의 대중교통전용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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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촌의 대중교통 전용전용지구 >
출처 : http://korealand.tistory.com/5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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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촌의 주말 차없는 거리 >
출처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151016001021 

 

 

 서울시는 2012년 3월부터 서울시의 첫 번째 대중교통전용지구 시범사업지로 연세로의 신촌로터리에서 연세대학교정문까지의 550미터 구간을 선정하여 2014년 1월 5일부터 시범적으로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신촌의 연세로는 서울의 중심과 서쪽을 연결하는 주요 노선인 '신촌로'와 '성산로'가 로터리로 만나는 상습적 정체구간이었습니다. 서울시는 이러한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서 대중교통전용지구계획에 앞서 신촌기차역 굴다리 앞에 교차로를 신설하여 이곳을 지나는 차량을 우회시키고, 연세대의 '백양로프로젝트'와 연계하여 연세대로부터의 직, 좌신호를 폐지하고 이면도로는 일반통행으로 정비하는 등 계획 이후의 교통수요를 고려하였습니다. 또한 차도 폭을 줄이고 보행로의 폭을 넓힘과 동시에 거리의 지장물들을 제거하였으며, 연세로와 명물길이 교차하는 곳에는 차량통행을 금지하는 대신 광장을 만들었습니다. 시민들이 편히 쉬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 것입니다. 또한 장기적으로 보행자전용지구로의 확대 시행을 고려하여 차도와의 단차를 없애고 가로수와 플랜트 박스를 설치하여 보행자와 차도를 분리하였습니다. 지구는 제한속도 30km/h로 지정되어있으며, 시내버스와 특수차량(16인승 승합차, 구급차), 자전거를 제외한 일반차량의 진입이 금지되고, 택시는 심야시간대에만 통행이 가능합니다. 지구 내 상가들의 조업차량은 사전허가 차량에 한해서 지정된 시간대에만 통행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말에는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되어 시내버스를 포함한 모든 교통이 통제되고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됩니다.
 

 

연세로의 대중교통전용지구 도입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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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1년간 교통사고 건수 변화 (우)1년간 점포이용객수, 매출건수 변화>
출처 :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http://www.icleikorea.org/

 

 

 서울시의 통계에 의하면, 이러한 과감한 대중교통중심의 계획으로, 지구지정 이후 연세로의 교통사고율은 전년대비 34.5% 줄었으며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률이 11% 증가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만족도가 58% 증가하는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역 점포 이용객이 늘어나 매출액도 함께 증가하였습니다. 이는 ‘차량 접근성’이 오늘날 고객 유치의 필수적인 요소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한계점은 남아 있습니다. 바로 일반 차량진입에 대한 단속체계가 허술하다는 점입니다. 대구 중앙대로의 경우, 일반차량의 통행단속을 위해 대중교통전용지구 출입로 부근에 CCTV가 설치 되어있지만, CCTV가 존재하지 않는 부분(약전골목 진출입구 ~ 반월당 네거리 부근)도 존재해서 대중교통전용지구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도로를 이용하는 일반차량과 택시들에 대한 단속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연세로 역시 진입부에 무인카메라로 단속을 실시하고 있지만 교통량이 많은 서울시의 특성상 상시 단속에는 한계가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확실한 방안은 아직 제시되고 있지 않아서 사실상 시민들의 양심에 맡겨져 있는 상황입니다.

 

 

볼로냐의 트랜짓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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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로냐의 트랜짓몰 >
출처 : 고준호, 이창, 서울형 대중교통전용지구 도입연구 2012

 

  

대중교통전용지구를 만드는 과정에서 일반차량 진입통제 문제에 고충을 겪은 것은 비단 대구시뿐만이 아닙니다. 이탈리아의 볼로냐는 대중교통전용지구 조성 과정에서 여러 차례의 단속 실패를 경험한 끝에, 대중교통전용지구 출입구에 24시간 가동되는 '비디오 컨트롤 시스템'을 설치하여 단속을 강화하고, 허가 받은 차량만 지구 내로 진입할 수 있도록 '컨트롤센터'에서 차량 번호판을 확인하여 통과시키는 방법 등을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대책을 마련한 뒤로는 일반 진입차량도 줄고, 대중교통이 신속하고 자주 통행하게 되었고 이와 더불어 교통사고도 줄어들었습니다. 이러한 볼로냐의 노력과 성과들은 진입통제의 문제를 경험하고 있는 국내 지방정부들에게 대중교통 전용지구 계획의 한계점 극복을 위한 대안을 제시해줍니다. 


  대구 중앙대로는 일반 차량 진입통제 문제와 함께, 지구 조성 뒤 문을 연 현대백화점의 이용자들로 더 높아진 교통수요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 역시 대상지 내 상인들과 출퇴근시간 시민들의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계획 이후 주변의 토지 이용과 도로 상황을 고려하는 대안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시민들의 불만에서 드러나듯이 대중교통 전용지구의 조성은 그 주변을 ‘자동차를 몰고 가기에 매우 불편한 곳’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중교통전용지구 자체가 근본적으로 자가용 통행을 줄여 쾌적하고 편리한 공간을 만들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차량이용의 불편함만을 우선 고려하는 접근방식은 대중교통 전용지구계획 자체를 무의미한 것으로 만듭니다. 이는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고 개인의 편리만을 추구하는 접근 방식입니다. 이러한 이해관계의 충돌로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인한 성과들이 빛을 바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대구시는 대중교통 전용지구 조성 이후 도시 환경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한편,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도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만족도를 조사하고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아들여 정책에 적극 반영해야 할 것입니다.

 ‘다시 찾고 싶은’ 매력을 품은 길을 가꾸는 것은 침체된 도심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세계인들이 찾는 글로벌 관광지로서의 역할까지 가능하게 합니다. 이미 유럽의 여러 도시들이 성공을 거둔 것처럼, 대중교통전용지구를 단순히 보행로 확충이나 차로정비 등의 도로와 교통개선을 위한 사업으로 여겨서는 안 됩니다. 기반시설정비와 문화시설 설치, 역사적 경관보존 등 대중교통 전용지구를 도시재생사업과 자연스럽게 연계한다면, 걷기 좋은 길을 찾아온 시민들이 다시 도심으로 모여들고, 활기를 잃어버렸던 도심은 다시 시민 누구나 찾고 싶은 거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홍예진, 2016 대구 도시재생 기자단(D-Urban F​D)

 

  

<참고문헌>

1. 정진규, 서민호 , 국외출장 복명서 , 국토연구원

2. 김영국,대중교통전용지구사업과 도시재생』 2016 

3. 성영규, 이호영, 이승재, 김경환, 박정수 (2013), 대중교통전용지구 활성화 방안고찰

4. 김성은, 이제선 , 대중교통전용지구 조성사업 전후의 가로환경 및 보행자 만족도 변화에 관한연구 -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중심으로』2015

5. 김혜천 (2003), 도심공동화 문제의 이해와 도심재생의 접근방법

6. 고준호, 이창 (2012) , 서울형 대중교통전용지구 도입 연구

7. 정범선, “대중교통전용지구, 보행친화도시로 가는 길” , 도시미래신문, 2015.09.10

    http://urban114.com/news/detail.php?wr_id=2331

8. 박준철, “인천인구 300만 눈앞... ‘2도시넘본다경향신문, 2013.04.15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4152227435&code=950201

9. 박태우, “인구250만 지켜라”...비상걸린 대구시 , 경향신문, 2015.07.29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7291056111&code=620103

10. 교통안전공단 웹진 http://webzine.ts2020.kr/t/2010/08/page_0303.html

11. 국토교통부 블로그 http://korealand.tistory.com/5695

12. 내손안에서울 http://mediahub.seoul.go.kr/archives/589660

13.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http://www.icleikorea.org/board/board.htm?cmd=view&board_no=644&board_gbn=133

14. 두산백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17254&cid=40942&categoryId=40454

15. http://jmuk.tistory.com/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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