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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도심 서울―개발에서 재생으로』를 읽고-

[ 웹진15호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17-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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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은 조선시대부터 6백 년 이상 우리나라의 수도 역할을 해온 한국 최대의 도시입니다. 경복궁, 종묘 등 조선 왕실의 흔적부터 서대문형무소 등의 근대건축물, 광복 이후의 현대 건축물 까지 다양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급속한 도시화 과정에서 무분별한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이러한 역사의 흔적들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역사 도심 서울―개발에서 재생으로』에서는 지금까지 서울 도심지역에서 이루어졌던 개발 및 재개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서울 도심의 역사성을 살릴 수 있는 방향을 도시설계와 도시재생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제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책에서 소개한 사례 가운데 몇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왜 ‘역사도심’인가
 우선 역사도심이 왜 중요한지를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책의 서문 제목이기도 한 이 말은 저자가 도심에서 역사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과거의 서울도시기본계획은 서울을 하나의 도심과 몇 개의 부도심으로 구분한 데 비해, 2014년 확정된 신 계획에서는 도심을 세 개로 구분합니다. 여의도와 강남을 금융, 업무 중심지로 계획하면서 기존 도심(한양도성, 이하 역사도심) 지역을 역사 중심지로 설정한 것입니다. 저자는 이에 대해 역사도심 지역의 무분별한 철거와 (재)개발을 끝내고 역사문화의 중심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서울의 미래에 기여해야한다는 구체적이고 분명한 도시계획의 방향을 부여했다고 평가합니다.

재개발 사업과 도심 파괴 (청계천 세운구역, 서린동)
 그동안 서울 도심 개발은 건물을 짓는 데만 급급하여 서울 도심이 갖고 있는 역사성을 거의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도심만이 지닌 특색은 찾아볼 수 없었고, 다른 지역과의 차별점이 없는 평범한 공간이 만들어졌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재개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몇 개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그 중 청계천 세운구역과 서린동 재개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① 청계천 세운구역
 청계천은 조선시대 한양 도성을 가로지르는 하천이었습니다. 수해를 막기 위해 인공적으로 조성된 청계천은 한양 상업의 중심지이자 백성들의 생활공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1958년, 청계천의 위생 상태가 악화되자 전후 복구사업의 일환으로 복개공사를 실시했습니다. 당시 청계천이 있던 자리에는 고가도로가 생겼고 주변에는 상가들이 들어섰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세운상가입니다. 한때 ‘전자 메카’로도 불렸지만 지금은 낙후되고 침체된 세운상가 일대의 철거 재개발계획이 청계천 복원과 함께 진행되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결국 무산되었습니다. 최근 서울시는 이 지역을 ‘도시재생 선도 사업지역’으로 선정하여 4차 산업혁명시대에 부응하는 도심 창의제조산업의 혁신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세운상가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저자는 특히 종묘에 주목했습니다. 종묘에서 서울 도심을 바라보면 고층 빌딩들이 종묘를 압도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것이 조선왕실의 위패를 모신, 숭고하고 숙연한 종묘 고유의 분위기를 해친다고 말하면서 용적률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문화재, 오픈스페이스 주변의 높이 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② 서린동 재개발구역
 서린동은 종로와 청계천 사이, 청계광장부터 광교까지의 동네를 말합니다. 이곳에는 대기업 본사, 언론사 등이 입주하고 있는 큰 건물들이 많습니다.  땅값 역시 비싸기 때문에 건물들은 법으로 정해진 녹지 등 공공용지를 둘러싸고 빽빽이 들어서 있습니다. 이 지역의 가장 큰 문제점은 녹지가 아무런 연관성도 없이 배치되어 있고 사람보다 차량의 접근이 쉽게 설계되었다는 점입니다. 녹지가 건물 사이의 담장처럼 놓여 있어 시민들의 시각적, 물리적 접근을 막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녹지를 가장한 장애물에 불과합니다. 반면 차량은 건물에 매우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길이 지닌 공공성을 저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구역에 시민들의 접근이 쉽고 활성화되어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바로 재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은 건물들입니다. 이 건물들은 새로 들어선 건물들과는 달리 건물이 가로와 밀접한 관계를 맺은 채 설계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이 점에 주목하며 가로를 활성화하고 시민들이 즐겁게 걸을 수 있도록 재개발이 계획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저자는 도시의 역사를 고려한 도시설계, 도심의 역사성을 살리는 방식의 도시재생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자유롭지만 무분별한 개발방식을 지양하고 보다 체계적으로 도시를 설계하여 물리적, 역사적으로 조화로운 도시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합니다.

도심의 역사성을 살리는 도시재생
① 경복궁이 가지는 의미
 서울에는 조선왕조 오백 년의 역사를 간직한 경복궁이 있습니다. 저자는 경복궁이 지닌 역사적 의미를 살리기 위해 경복궁 앞마당에 주목했습니다. 광화문에서부터 세종대로 사거리에 이르는 구간의 좌, 우측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를 배치할 것을 주장하면서 이는 국제화, 문화화라는 시대적 의미에 부합하며 조선시대 육조가 위치하던 역사적 맥락과도 연결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경복궁-광화문-앞마당으로 이어지는 서울의 전통적인 도시 축을 다시 회복하고, 경복궁 앞마당 주변의 건축물 높이를 낮추어 경복궁과 광화문이 고층 빌딩에 압도되지 않고 그 역사적 위엄을 뿜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② 재개발과 역사환경 보전
 서울 도심에는 그밖에도 일제강점기, 산업화 시대의 유산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근대 건축물들이 일제강점기에 지어졌기 때문에 이를 보전하기 위한 노력이 소홀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대부분의 재개발은 철거 방식으로 진행되어왔으며 이 과정에서 많은 건축물들이 사라졌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근대문화유산이 있는 지역의 경우 보전재개발을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신세계백화점 본관이나 구 동아일보 사옥은 해당 건물을 개·보수하고 주변 지역은 별도의 지구로 분할하는 철거재개발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이러한 철거재개발에 비해 보전재개발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사업주들이 별로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전재개발을 시행하는 경우 해당 지역의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역사 도심 1번지 대구
 대구의 도심은 어떤 지역보다도 역사 환경이 잘 보전되어 있습니다. 도심이 낡아감에 따라 사람들이 떠나가던 시절은 이미 과거가 되었습니다. 근대유산을 활용한 도시재생 및 관광코스의 개발로 대구 도심은 어느새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조선시대의 유산인 경상감영은 시민들의 휴식처로 자리매김했고 좁은 골목마다 남은 근대의 흔적들은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사랑 받는 ‘한국 관광의 별’로 빛나고 있습니다. 이제 대구는 친일파에 의해 허물어졌던 대구읍성의 흔적들을 찾아 나서고, 순종 황제의 마지막 어가길을 재현하는 등 잊힌 대구의 역사를 재발견하는 중입니다. 대구 도심에서 진행 중인 대부분의 도시재생 사업이 대구의 역사를 찾아가는 일인 만큼, 과거와 현재가 함께 어우러질 대구 도심의 미래가 더욱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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