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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맥락과 건축형태의 관계 : 낙원상가

[ 웹진13호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17-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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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상가의 역사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낙원상가는 1967년 서울시 도심부 재개발 사업의 일부로 낙원시장 상가아파트로 계획되어 1969년 완공되었습니다. 전체 15층 건물에 3층까지는 500개의 점포, 4층부터는 관광호텔 및 고급아파트가 들어섰습니다. 건물의 밑으로는 도로가 지나는 독특한 설계였고, 건물이 지어진 1960년대 당시에는 흔치않았던 주상복합상가 건물이다 보니 그자체로도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1979년 탑골공원 담장정비 사업으로 피아노 상점들이 낙원상가로 입주하면서 본격적으로 악기상가라는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수용하게 되었습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 88 서울올림픽, 통행금지 해제와 같은 사회적 변화로 유흥업이 성황했습니다. 그에 따라 악사 및 악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낙원상가도 호황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노래방 기계의 보급으로 인해 악사를 찾는 이들은 드물어졌고, 낙원상가는 점차 낙후되게 되었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 서울시 도심 재창조 프로젝트로 인해 서울도심 일대에는 재개발 열풍이 불었습니다. 낙원상가 또한 제도적 한계와 주위 환경과의 부조화의 문제를 이유로 철거까지 논의되었습니다. 하지만 건물안전진단결과 추후 100년간은 더 사용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고 철거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남겨진 건물은 각종 캠페인과 공연으로 시민들과 소통하고자 하고자 합니다. 최근 들어 원래 모습을 그대로 남겨둔 채 재사용하는 도시재생방식이 주목 받게 되면서 그 활동들은 더욱 활성화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낙원상가를 보존해야할 사회적 가치를 정립하기 위해서는 낙후된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다각도의 접근과 분석이 필요합니다.

낙원상가 일대의 도시맥락
 1967년 낙원상가가 지어질 당시 주변 일대는 한국전쟁으로 인한 이재민, 월남 이주민들이 몰려들어 무허가 판자집이 난무하였습니다. 또한 술집과 위해업소들이 자리 잡아 전반적으로 낙후 지역이었으나 도심부 불량주택지대 재개발사업으로 철거와 정비 사업이 이루어졌습니다. 당시 철거된 공지는 율곡로와 종로 사이에 위치해 도로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이를 잇는 4차선 도로가 필요했습니다. 이때 생겨난 도로는 오늘날 낙원상가가 위치한 삼일로이며, 낙원상가의 서쪽 인사동으로부터 동쪽의 돈화문로로 이어지는 일방통행 차선과도 연결됩니다.

 낙원상가는 차량을 이용한 접근이 많기에 비교적 넓은 범위를 잡고 인접지역의 성격과 관계를 고민해야 합니다. 특히 서쪽 인사동길은 청년층과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고, 남쪽의 탑골공원을 통해 노년층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위치적으로 낙원상가가 위치한 일대 ‘종로’는 서울 도심의 대표적인 상업 거리와 인접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종로뿐 아니라 인근의 명동, 인사동 등에서 방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때문에 차량뿐 아니라 보행 유동인구도 많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으나, 예상과는 달리 보행흐름은 많지 않습니다. 이는 낙원상가 일대를 재생하는 경우에 개선해야할 요소로 주목할 수 있습니다.

 낙원상가는 도시맥락과 기능적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갖긴 하지만, 우리나라 초기 근대건축 유산으로 기념성을 갖습니다. 비록 건물이 낙후되고 기능적으로 효율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그 속에서 발생하는 가치는 단순히 경제적 논리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때문에 건축물의 형태를 분석하고 각각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건축행위를 바로 아는 것 또한, 건축물을 보존해야 할 가치를 정립하는 데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낙원상가의 건축형태
 낙원상가의 저층부는 필로티 구조로 되어있으며 이는 건물을 땅위로 띄움으로써 하부의 비워진 공간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합니다. 필로티 위에 건축하는 행위는 불안정한 대지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빛, 통풍과 같은 환경적 요인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현대 건축에서 활용하는 필로티 공간은 건축가 르꼬르뷔제에 의해 흐름의 공간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필로티를 통해 확보한 하부의 비워진 공간은 다양한 동선이 시각적, 기능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때문에 건축가 르꼬르뷔제와 물리학자 마우린은 도시 내 건물의 저층부를 필로티구조로 구성함으로써, 도시 흐름의 단절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필로티를 통해 열린 공간을 얻을 수 있고 이와 같은 공간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낙원상가의 저층부는 도시 속에서 보기 드문 필로티를 통해 구축된 거대한 공간입니다. 이 건축적 형태는 1960년대 경제개발 초기였던 한국의 시대적 상황을 통해 설명가능합니다. 당시에는 낙후된 도시를 재건하고, 차량 중심의 신시가지 도로형성이 강조되었습니다. 때문에 낙원상가가 도시 속에서 갖게 될 영향력과 잠재력에 대한 고민은 제쳐두고, 차량위주의 계획을 통해 건물이 구성되었습니다. 차량위주의 계획은 보행자 동선의 단절을 유발했고, 보차의 구분이 불명확해지면서 보행자의 안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도로 인근에 조성된 노상주차장과 하역시설들로 인해 심각한 교통체증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로인한 차량소음의 문제는 오늘날 결과적으로 건물 전체의 문제로써 지적받고 있습니다.

 특히 낙원상가와 같은 필로티 공간은 도시적 연결에 있어, 부분적 동선을 포함한 전체의 흐름에 있어서 절대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낙원상가 외에도 과거 발표되었던 스미슨 부부의 공중가로 개념이나 골든레인 공동주거 계획안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낙원상가 일대의 도시맥락과 건축물의 형태를 살펴본 결과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도시를 재생하는 계획에 있어 다각도의 접근과 분석의 중요하며, 결과적으로 지속가능한 해결방법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〇 학위논문
이희재, 「낙원상가 사례를 통해 본 도심 속 필로티 공간의 의미와 역할」, 한양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2015.
이재영, 「건축형태에 내재한 사회적 가치에 대한연구 : 낙원상가를 중심으로」, 이화여자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2015.
김효진, 「낙원상가 리노베이션 : 구도심의 건축물 재생을 통한 도심 활성화 계획」, 건국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2013.

〇 학회논문, 간행물 기사
권정구, 「낙원상가의 변천 : 악기와 음악인력 시장을 중심으로」, 『음악과 문화』, 제20호 pp.85-102, 2009.

〇 신문기사
권용만, “낙원악기상가, 세운상가, 을지로 골목길 세월에 가치를 더하다”, 『아크로팬』, 2016.11.28.
이정희, “마흔 살 낙원상가가 나이 드는 법”, 『오마이뉴스』, 2016.07.26.
이승현, “철거 위기 낙원상가 살린다..1층 보행전용로 전환”, 『이데일리』, 201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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