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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로로 인해 야기되는 도시단절

[ 웹진10호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16-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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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주택'은 청년층, 노년층을 주요 공급 대상으로 삼아, 이들 계층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일자리센터, 문화시설을 공급합니다. 이를 통해 국토교통부는 선순환이 가능한 주거문화를 제안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대구 철도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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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도를 중심으로 다른 성격을 보이는 대구의 도시전경 >
출처 : 본인촬영 

 

 

 대구의 철도는 경부선 개통 당시인 1905년 대구역 신설과 함께 도입되었습니다. 철도는 러일전쟁에 대비하려는 일제의 주도 아래 부설되었고, 이는 상업, 주거 등 도시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대구역이 생긴 뒤 대구는 상업 자본에 의해 급속도로 개발되었고, 1969년에는 동대구역이 기존의 선로에 추가적으로 생겨났습니다.

 대구역은 경부선 개통 당시 건설한 유서 깊은 역으로 그 자체만으로도 도시에서 갖는 의미가 컸습니다. 그런데 훗날 동대구역이 들어서면서 대구역이 갖는 위상은 떨어지게 됩니다. 오늘날까지도 대구역은 여전히 동대구역에 지역의 거점 역을 내 준 상황입니다. 동대구역 복합 환승센터의 준공은 이러한 문제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우려됩니다.

오늘날 도시와 철도
 철도의 발달로 인해 우리 대구가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발달하게 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철도의 소음과 물리적으로 도시를 가르는 철길은 도시의 발달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철도와 인접해 있는 지역들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문제점 때문에 낙후된 느낌을 주는지 파악해 보기 위해 대구 중구와 북구 일대를 다녀보았습니다. 이 일대를 직접 걸어 다녀본 결과 낮임에도 불구하고 인적이 드물고 어두침침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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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도중심 북쪽지역 경관 >
출처 : 본인촬영

 

 대구를 지나가는 철도를 중심으로 북쪽지역의 경우 대부분의 지역 상권이 생기를 잃은 모습이었습니다. 많은 주거건물들이 형성되어 있으나 그에 어울리는 생활 편의시설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노후한 환경과 폐·공가도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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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도중심 남쪽지역 경관 >
출처 : 본인촬영

 철도를 중심으로 남쪽지역의 경우 상대적으로 많은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거리 부근에 미군부대의 창고가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이 시설은 가로에서 창고 입구로 바로 진입할 수 있고, 높은 담장들이 위치해 다소 위협적으로 보였습니다. 또한 이곳에 형성되어있는 상권들에는 대부분 공업사가 입점해 있어서, 그 특유의 분진가루로 인해 길이 전반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였습니다. 여러 가지로 시민들이 이곳을 걷기에는 쾌적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철도변 행복주택 조성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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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가좌지구 행복주택 조감도 >
출처 : 국토교통부

 이처럼 오늘날 철도주변의 지역들이 낙후되고 있는 것은 비단 대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철도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과 물리적 단절은 많은 도시에서 그 문제의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 철로 주변이 역세권이라는 이유에서 최근 행복주택 사업지로 많이 언급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가좌지구에 조성되는 행복주택의 경우가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철도주변이 낙후되면서 도시 전반에 좋지 못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지역을 어떻게 회복시킬까 하는 고민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한 이 지역의 도시재생은 꼭 필요하지만 철도로 인한 도심의 슬럼화현상은 어느 일부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더욱 신중하게 고민하고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철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들이 실제로 그곳에서 장기적으로 어떤 기능을 하는지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선순환 가능한 행복주택

 현재 진행되고 있는 철도주변 행복주택에 대한 반응이 좋지만은 않습니다. 역시나 소음에 대한 우려가 큰 것이어서, 장기적으로 소음에 노출되었을 때의 건강상의 문제점까지 지적되고 있습니다. 가좌지구에서는 소음을 차단하고 철도로 인한 물리적 단절을 해결하고자 데크 형태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 데크는 복합커뮤니티 센터로의 동선을 만들고 그 자체가 문화공원의 기능을 합니다.

 그러나 데크가 메가스트럭쳐이고, 때문에 대규모 건설비용이 요구된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하지만 데크는 철도로 인한 소음과 물리적 단절을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많은 비용이 들긴 하지만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라면 그 값을 제대로 하는지를 따져봐야 할 문제입니다.

 또한 문화공원, 도서관, 경로당, 어린이집, 일자리 센터 등을 제외하면 기존의 임대주택과 행복주택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기존의 임대주택들은 주거의 빈부격차와 같은 각종 사회문제를 야기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행복주택이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와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이에 단순한 일자리센터나 문화시설들의 도입이 어떤 주거문화의 선순환을 가능케 하는지 국토교통부의 행복주택 계획안에서 그 구체적인 해법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행복주택의 과제는 단지 낙후된 주거지를 개선하는 것뿐 아니라 청년과 노년의 일자리와 같은 사회적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기에 더욱 쉽지 않습니다. 이들 취약 계층의 어려움을 해결하면서 살기 좋은 주거 문화가 장기적으로 정착하려면, 단순히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갖는 문제점을 스스로 해결하면서 자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1.박종서, 「대구 구도심 역사, 문화적 재생에 관한 연구」, 영남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2013.
2.이기조, 「일제하 대구부 시가지 형성과정에 관한 연구」, 계명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2006.

3. 경북매일, 『“대구역의 어제와 오늘”』 2015.09.03.
4.행복주택, www.molit.go.kr/happyhouse/info.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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