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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재구성 : 상하이 노스탤지어 「도시와 장소기억」을 읽고

[ 웹진 7호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1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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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기억에서 역사경관의 역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도시에 대한 기억은 개인적인 것이 아닌 사회적인 것이며 동시에 정치적인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객관적인 기억을 담고 있는 역사경관은 단지 역사적인 것만 아니라 그 장소 자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여겨지기 마련입니다. 때문에 역사경관은 지역성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경관으로서 보존되어져 왔습니다. 오늘날의 역사경관은 경제적 상품 가치를 가지며, 이러한 ‘상품성’을 내세워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보존과 개발 사이의 딜레마’가 도시재생을 통해 풀어지는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도시재생에서 상하이를 주목하는 이유
 도시재생에서 상하이의 역사경관을 주목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 중 첫 번째로 상하이는 근대 시기에 조계가 형성된 대표적 지역이자 식민지 시대에 형성된 물리적·상징적 조건들이 현재까지도 큰 영향력을 미치는 곳입니다. 상하이라는 도시에 대한 시각 변화 양상을 통해 특정한 도시의 장소에 대한 기억이 체제 변화에 따라 얼마나 극적으로 달라질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동양의 파리’라 불릴 정도로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한 상하이는 중국 최대의 도시 중 하나이자 강압적 개항을 통해 식민주의 도시로 형성된 곳이기도 합니다. 이 도시는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 크고 작은 결정적인 순간들을 겪으면서, 도시정체성과 역사경관은 끊임없는 변형의 과정을 겪어왔습니다. 현대에 와서는 사회주의 체제에서 자본주의적 전환이라는 개혁개방의 과정을 통해 상하이의 역사경관은 지우고 싶은 대상에서 노스탤지어의 대상으로 극적으로 변화하였습니다. 상하이는 이제 도심재생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상징적인 도시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상하이 노스탤지어와 도심재생의 결합
 도심은 도시의 경제·사회·문화의 중심지이며, 수많은 삶의 흔적과 역사를 담고 있는 장소입니다. 또한 다양한 활동이 집중되기 때문에 도시 성장에 발맞춰 그 역할이 계속 변하고 발전하고 있으며, 그러한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에는 도심쇠퇴와 공동화와 같은 도시문제가 집중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도심재생은 도심부의 물리적 환경개선이나 경제적 재활성화 이외에도 도시 정체성의 재고, 상주인구 확보와 같은 복합적 목적을 띄게 됩니다. 최근 도심재생 정책이 기존의 도심재개발 정책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삶의 질이나 지속가능성과 같은 사회 문화적인 면을 고려한다는 것입니다.

 상하이의 도심재개발은 1990년대에는 주로 위험주택의 철거와 신규 주택 건설이 중심이었던 것이, 2000년대로 넘어와서는 문화·역사적 가치를 중시하는 도심재생으로 정책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최근 상하이의 도심재생이 근대 상하이의 노스탤지어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노스탤지어란 시간을 거슬러 과거의 특정 시기 또는 공간적으로 떨어진 장소를 상상하면서 느끼는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근대 상하이의 노스탤지어가 부상하면서 상하이의 가장 중요한 문화·역사적 자원인 역사경관은 제거되거나 거부되어야 했던 대상에서 매우 아름다운, 자랑스러운 대상으로 변모하였습니다. 오늘날 상하이의 도시재생에서 근대역사경관의 보존 및 그 활용 측면은 비경제적이거나 부도덕한 것이 아니라, 가치를 창출하는 경제적 활동이자 지역 이미지를 개선하는 문화적 활동으로 새롭게 이해되고 있습니다.

옛 조계지역의 재생; 식민지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상하이 근대역사경관 재생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와이탄’입니다. 식민주의의 상징이었던 이곳을 세계적 문화유산의 상징으로 전환하고자 한 정부의 노력은 2003년 와이탄의 세계문화유산신청과 관련된 논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국 국민에게 있어서 치욕의 장소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를 신청한 해당 사건은 이후 중국 내 여론에 큰 파장을 일으키게 되었습니다. 특히 상하이와 베이징 언론 간에 일어난 격한 논쟁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 논쟁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지니고 있는, 근대 식민주의를 상징하는 장소에 대한 기억이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다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이렇듯 상반되는 입장을 보이는 이유는, 국가주의적인 입장을 보이는 중앙정부가 바라보는 와이탄은 민족에게 치욕적인 상처를 남긴 곳이지만, 세계화를 추구하는 상하이 정부의 입장에서는 중국이 지닌 세계적 수준의 문화유산이자 자랑스러운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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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탄의 야경>
출처 : 본인 촬영

 새로운 도시이미지 구축에 있어서, 미디어의 역할은 분명 중요하지만, 상하이가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보통 물리적인 경관을 통해 표현됩니다. 대표적으로 SF영화의 한 장면과 같은 푸둥의 마천루와 화려한 야간조명은 시각적 효과를 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미래적인 도시건축과 함께 상하이의 세계적인 이미지의 도시환경을 상징하는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바로 근대 시기 ‘동·서양의 결합’이라는 이미지입니다. 와이탄은 식민지 시대를 거치며 외국의 금융 건물들이 즐비하여 들어서있어, 매우 이국적인 경관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거리 모습은 코스모폴리탄 도시인 상하이의 직접적 표식인 것처럼 다루어집니다. 이점에서 역사경관의 노스탤지어가 누구의 것인지, 오늘날 그 노스탤지어를 소비하는 사람은 누구인지에 관한 문제가 제기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상하이의 근대역사경관을 이용한 도시재생은 과거의 부정적 기억이 화려했던 과거에 대한 노스탤지어로 전환됐기 때문에 비로소 가능할 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렇듯 과거 도시의 이미지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노스탤지어를 이용하여 도심을 재생하는 과정은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게 됩니다. 앞서 우리는 역사경관이 상하이가 대도시로 성장한 기반이자 식민지와 관련된 부정적인 기억을 긍정적으로 전환하는 상징적 작용이 결합된 요소로 작용한 것을 확인해보았습니다. 이와 같은 상하이의 도심 변모 양상은, 오늘날 문화·역사적인 요소의 보호를 강조하는 도심재생의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 문화적이고 상징적인 측면도 마땅히 고려해야 함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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