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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이해하는 100가지 코드 - 『도시를 보다』를 읽고 -

[ 웹진19호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17-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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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로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은 의식주(衣食住)를 해결하기 위해, 그리고 그것을 추구하며 살아왔습니다. 의식주는 인간 생활의 3대 요소인 옷, 음식, 집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특히 현대에 이르러 의(衣)-식(食)의 단계를 지나 주(住)가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좁게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집’에서부터 넓게는 자신이 살고 있는 공간, 즉 ‘도시’에 이르기까지 공간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할까요? <도시를 보다>에서는 도시가 장면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의 장면들에는 저마다의 문법이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은 그 장면 뒤에 숨겨진 상호 의존성, 보이지 않는 힘, 불문율의 법칙들을 드러냄으로써 도시의 문법을 해독합니다. 이 문법은 도시에서 사람이 이동하고 멈추고 모이고 행동하고 위치하는 원리로 작동하며, 100가지 장면 속에 담긴 문법을 통해 도시를 보는 새로운 통찰력을 가질 수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하나의 도시, 100가지 법칙

  저는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내가 살고 있는 대구라는 도시에 대해 얼마나 생각하고 있을까’ 고민해 보았습니다. 도시라는 공간이 아름답기 위해서는 사람, 환경, 건물 등 도시를 이루는 모든 요소들의 상호작용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만 하고, 그럴 때 도시의 아름다운 색이 빛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도시라는 공간을 바라보는 아주 단순한 시각이었습니다. <도시를 보다>를 통해 도시를 이루고 있는 여러 요소들 그리고 다양한 상호작용에 대해서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는 하나의 도시가 품고 있는 100가지 법칙들에 대해 보다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사람은 사람을 끈다’

사람을 가장 많이 모으는 요소는 바로 사람이다.
– 윌리엄 화이트, <도시 소공간의 사회적 삶> -

  사람은 사람에게 끌립니다. 이는 도시 생활의 기본적인 특징이자 사회 공동체가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이유입니다. 이 끌림은 개인의 매력이 아니라 사람들이 만들고 의지하는 경제, 사회, 문화적 의존성에서 오는 것입니다. ‘세계적 도시’의 출현은 이런 의존성의 좋은 예시입니다. 이처럼 공동체가 형성된 곳에는 작은 상점에서 시작해서 큰 기업들이 들어서며, 이는 다시 자발적인 의존성의 창출로 이어집니다. 그 결과 경제적 의존성이라는 긴밀한 네트워크가 발전하여 새로운 수요와 공급을 만들어냅니다. 그만큼 자발적으로 나타나는 공동체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어딘가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면 그곳은 다른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고, 그곳은 곧 명소가 됩니다.

 

‘건축물의 생명력은 길다’

  이 책에서는 미국 뉴욕 ‘소호’거리에 주목합니다. 미국의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소호에서 도시를 구성하고 있던 기초적인 조직들이 빠르게 해체되기 시작했습니다. 집값이 떨어져 이주민, 노동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개발 업자들은 이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이들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기 위해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것 같은 건물을 공장으로 개조했습니다. 이 덕분에 과거의 건축 양식이 부분적으로 살아남게 되었습니다. 그 후 공장 업자들이 공장을 버리고 소호를 떠나자 버려진 공간에 예술가들이 자리잡기 시작했고, 소호는 예술가의 거리로 다시 태어납니다. 이 거리는 19세기 산업과 20세기 예술가의 피난처 역할을 했습니다. 우리 대구에서도 현재 과거의 건축물, 역사적인 공간 등을 활용하여 이곳에 새로운 가치와 쓰임을 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건물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낡아 가지만, 여기에 사람들의 열정과 헌신이 더해진다면 그 생명력은 아주 길다는 것을 소호 거리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창조는 갈등 속에서 탄생한다’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만약 균열점을 시간적인 개념으로만 한정한다면, 그것은 정확히 어떤 움직임이 끝나고 다른 움직임이 시작되는 것, 즉 그 두 움직임이 순간적으로 중첩되는 시점을 가리킨다. 그런 시간의 틀 안에서 옛것은 쓸모없고 새것은 아직 자기 모습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방향성을 잃은 그런 순간에, 옛것과 새것의 갈등은 창조성을 발휘하는 폭발력을 키우며, 새로운 변화의 발단이 되는 그 갈등은 각종 활동이 다원화되는 지점에서 정점을 이룬다.’ 여기서 우리는 이 대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옛것은 쓸모없고 새것은 아직 자기 모습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저는 여기에 우리 도시의 모습을 비추어 봅니다. 이는 도시의 한계가 아니라 무한한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옛것과 새것의 갈등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또 창조할 수 있을까요?

도시를 바라보는 새로운 통찰력

  우리가 매일 거니는 길, 그 길 위에서 바라보았던 건물들, 신호등과 표지판들. 이러한 것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도시를 이루고 있는 이러한 코드, 법칙, 구성 요소들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를 한다면 도시 전체를 한층 깊이 있게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도시재생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이를 현실로 옮기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새로운 관점, 보다 넓은 시야로 도시를 바라보고 우리 공동체의 공간을 바라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때 우리의 도시는 조금 더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입니다.
 

 
<참고자료>
1. 도시를 이해하는 100가지 코드 – 도시를 보다 (앤 미콜라이트, 모리츠퓌르크하우어 지음)
2. 건축도시 형태론 (크리스토퍼 알렉산더 지음)
3. 도시의 이미지 (케빈 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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