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진10호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16-12-23
글로벌 도시재생!
2016년 11월 25일 금요일, 조용하던 대구예술발전소 만권당에 활기가 불었습니다. 바로 도시재생 글로벌 워크숍이 개최되는 날이었는데요. 토론패널과 대구 도시재생 협의체 등의 관련 참석자 분들은 물론, 워크숍을 참관하기 위해 모이신 학생과 시민분들로 만권당이 그야말로 '만원'을 이뤘습니다. 이번 워크숍은 ‘지역성에 기반한 도시재생 전략’이라는 주제로, 해외 도시재생 사례 경험공유, 대구 도시재생 정책 소개와 토론을 통해 대구시 도시재생의 창조적 추진전략을 논의하는 데 그 목적을 두었습니다. 해외의 도시재생 사례에 대한 정보 공유를 위해 국립 싱가폴대학교의 Mike Douglas 교수와 국립 대만대학교의 Liling Huang 교수가 이 자리를 찾아 주셨습니다. 워크숍은 해외에서 오신 교수님들의 발표가 진행된 뒤에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패널들과의 토론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워크숍장 모습>
출처 : 창의 도시재생 지원센터
해외의 이야기를 들어보다.
먼저 발표를 나선 싱가폴대의 Mike Douglas 교수는 21세기 한국의 도시재생을 위한 새로운 전략과제를 제시하였으며, 도시를 성장과 부의 경쟁력이 있는 동력으로 보는 관점을 바탕으로 도시가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사회, 문화적 특색에 5%의 비중을 둔다는 EIU의 말을 인용하였습니다. 그리고 사회가 변화하면서 가구의 변화에 따라 주택의 형태도 바뀐다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그 결과 이웃공동체가 사라지거나 쇠퇴하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Mike교수는 이웃공동체가 가져오는 잠재적인 공헌에 대해 언급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사례를 소개하며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가까운 사례로 하노이지역과, 대만, 일본의 공동체 구성안을 설명하며 도시적 규모인 퍼블릭 스페이스를 만드는 요건에 대해서도 알려주셨습니다. complete streets, public market, open urbanism 등의 다양한 예시도 들어주시는 등의 알찬 발표를 해주셨습니다.
이어서 대만대 Liling Huang교수님께서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커뮤니티 플래너에 관한 내용을 자세히 설명해주셨습니다. 가장 먼저 커뮤니티 플래너의 탄생 배경에 대해 언급해주셨습니다. 대만의 지역 정치의 변화와 시민사회의 성장, 시민들의 참여요구, 새로운 거버넌스의 구축 등이 그 배경이었습니다. 1990년대 초반 대만의 커뮤니티 운동은 환경 및 문화적 정체성에 위기의식을 느끼며 시작되었습니다. 그 뒤 도시 계획을 위한 조직이 만들어졌고 대만시 정부에서도 도시 계획 메커니즘에 대해 중앙정부로부터 더 많은 지분을 획득했습니다. 이후 커뮤니티 플래너를 '열정'과 '참여'라는 조건으로 모집해 4개월 간의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커뮤니티 플래너로 양성하였습니다. 실제로 Huang교수가 보여준 커뮤니티 플래너의 사례에는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의 모습도 있었습니다. 교수님은 이들의 파급효과와 정부-커뮤니티-커뮤니티 플래너 간의 상호 관계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발표중인 해외 교수님>
출처 : 창의 도시재생 지원센터
전문가의 시선으로 전문가에게 묻는다.
잠깐 쉬는 시간을 가진 뒤, 두 발표를 바탕으로 패널들과의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참여해 주신 패널들로는 대구가톨릭대학교 건축학부의 김동영 교수님과 조극래 교수님, 박선경 SK건축사사무소 소장, 대구경북연구원의 조득환 연구위원, 신우화 연구위원님 그리고 김용현 대구광역시 창의 도시재생지원센터장께서 참여해주셨습니다. 김동영 교수님을 시작으로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각 패널 분들은 발표를 들은 소감을 말씀하시면서 좀 더 자세히 듣고 싶은 부분에 대해서 언급을 해주셨습니다. 그에 대해 두 교수님들은 꼼꼼하면서도 전문성 있는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서양인인 Mike교수의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 나라간, 동 서양 간의 도시 재생에 있어서의 차이점에 대한 질문에 Mike교수는 아시아에서 정부와 시민 사이의 관계가 서양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자신은 아시아 도시연구에 40여 년간 일을 해왔기 때문에 제 견해가 서양인들을 기반으로 두고 있는 것이 아닌 동양인들을 기반으로 두고 있다고 보셔도 된다는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이어서 커뮤니티 플래너의 양성에 있어 구체적인 방안을 알고 싶다는 질문에 Huang교수는 초기 필수 시간은 160시간이었으나 현재는 4개월 동안 3년 씩 과정이 진행되며 처음 시작할 때 인원이 60명이었다면, 3년 후가 지나면 15명 까지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그동안 매년 새로운 인원이 충원되어 과정을 계속 밟아 나간다고 답변해주셨습니다. 그 밖에도 대구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질문에는 대구에 대해서 자세히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 확실한 답변은 아니겠지만 다른 나라의 사례에서 적극적으로 배운 뒤 그것을 적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각각의 사례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우리 대구가 가진 사회적 문제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대구의 도시재생을 위한 적절한 도구를 끊임없이 마련해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답변해주셨습니다.
워크숍에 함께 참여해 주신 박춘욱 대구시 도시재생추진과장께서는 도시재생 정책을 추진하는 사람으로서 두 교수님들의 말씀 중에서 어떤 것들을 시책이나 정책에 반영할 수 있을까라는 입장에서 들었는데, 사람이 아프면 치료를 해야 하듯이 도시가 병들면 재생을 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봤을 때 공동체 회복이라든지 인간중심의 도시를 만들자는 데 동의했다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여러 지역의 특색에 맞는 도시재생 사례를 접할 때마다, 도시재생이 주민들하고 관계를 맺고 주민들과 공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를 항상 명심하고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두 분께서 대구에 방문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라는 말씀을 덧붙여 주셨습니다.
워크숍을 마치면서..
이번 워크숍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Huang교수님의 커뮤니티 플래너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시민들 가운데서 인재를 뽑는 데 있어 차별을 두지 않는 것부터 플래너의 교육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대만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 것입니다. Mike교수님의 공용 공간을 통한 재생 방안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늘날 한국의 도시에는 시민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합니다. 이런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제시하신 방안을 하루 빨리 우리 대구마을에도 적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자이기에 앞서 한 사람의 '대구시민'으로서 이번 워크숍에 참여해 많은 것을 배웠고, 우리의 이웃들이 지역의 재생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워크숍에 참여하여 정보를 공유하는 주민들은 여전히 소수에 불과합니다.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계층, 더 많은 수의 이웃들과 함께 대구의 미래에 대해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기를 기대합니다. 함께 가꾸는 대구의 모습은 그때 더 밝아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