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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뉴딜 사업의 ‘참여’ 방향 - ‘관여자’ 보다 ‘실행자’

[ 웹진22호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18-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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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부 이후 ‘말’도 많고, ‘글’도 많았던 도시재생 뉴딜 사업이 지난 12월 전국 68곳을 올해의 대상지로 선정하면서 그 장대한 닻을 올렸습니다. 도시재생은 이전 정부보다 문재인 정부에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주요 국토관리의 사업입니다. 이전 정부들의 도시재생 사업들은 소위 깨어 있는 ‘변방’의 움직임이었다면, 이번 정부에서는 매년 10조, 총 50조의 공공재원 투입을 약속하면서 ‘변방’의 사업을 ‘중앙’으로 이동 시켰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뉴딜사업이 시작되기도 전, 수많은 이슈와 논의가 이루어진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기존 현장에서 꿋꿋이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활동하던 분들이 그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제언을 하였고, 다양한 전문분야에서는 연계될 수 있는 사업들의 타당성에 대해 제안하기도 하였습니다. 다양한 의견들과 제안들, 여론들이 드러나고 논의되었던 얼마 전의 상황은, 사업에 대한 부정적 우려보다는 재생정책의 큰 틀을 동의하는 전제에서, ‘잘 해보자’는 태도와 의지의 결과였기 때문에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이 된 만큼, 과거보다는 앞의 것에 대해 좀 더 챙겨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다행인 점은 10여 년 전부터, 좁게는 2014년 선도지역 사업이 진행된 이후, 다양한 사업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되어 왔습니다. 결과는 세부사업의 아이템으로 드러날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휴먼웨어(Humanware), 즉, 참여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하는 태도들의 피드백일 것입니다. 도시재생 사업이 결국, 사람들에 ‘의해’, 사람들 ‘에게’ 다시 행복하고 살만한 내 지역 또는 일터로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무생물인 사업을 만들고 진행하고, 결과를 유지 관리하고 다시 업그레이드 하는 주체가 ‘사람들’이므로 그 중요성은 모두들 공감하실 것입니다. 

  솔직히, 아주 솔직하게 전국 도시재생 현장에서 힘들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선진지’ 라고 하는 곳조차도 겉으로 화려해 보이지만, 속사정은 많이 힘들어 하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무엇을 하나 만드는 과정도 너무나 지치고 소모적이기도 합니다. 지금 한창 사업이 진행 중인 현장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힘들어 합니다. 물론, 많은 이해관계자 또는 조직 들이 참여해야 하는 도시재생 사업은 태생적으로 힘듭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듯이, ‘일이 힘드냐, 사람 때문에 힘들지’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곳이 도시재생의 ‘판’인 거죠. 그러나 가장 큰 문제점은 올바른 사명감과 책임감, 그리고 역량 있는 지역의 인재들이 이로 인해 사업에 무관심하거나, 참여하였다가 상처를 받고 떠나게 된다는 데 있습니다. ‘휴먼웨어’가 단순히 참여하는 사람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고 ‘실행’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볼 때, 이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도시재생 사업은 그저 ‘마중물’일 뿐, 그 이후에는  함께 동고동락했던 그 ‘휴먼웨어’들이 지역의 미래를 이끌어야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누구나 좋아하고 외치지만 아주 공허하고 추상적일 수 있는 ‘지속가능성(Sustainablitity)’이라는 개념이, 지역에서 구체성을 갖고 현실화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휴먼웨어’를 통해서 일 것입니다. 그래서 ‘실행하는 사람’들이 주축이 되지 않은 도시재생 ‘판’은 너무나 암울해 질 수 있는 거죠. 다시말해 ‘완장’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주도하는 ‘판’은 말 그대로 ‘난장판’이 되거나 ‘방치된 판’ 즉, ‘그들만의 리그’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도시재생 사업이 마중물 사업이 아니라 ‘기름을 붓는 사업’ 또는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사업’이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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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플랫폼 공간 공동설계 참여(운영자, 행정, 건축사 참여)>

  그렇기 때문에 도시재생 사업에서 ‘참여’의 방향은 ‘실행’으로 귀결 되어야 합니다. 우선, ‘주민참여’형 활성화 계획은 ‘주민실행’형 사업으로 연결되도록 해야 합니다. ‘주민숙원’사업이 되지 않도록, 지역 현안과 문제점을 공유하고, 해결을 위해 같이 행동할 수 있는 계획과 사업에 집중해야 합니다. 계획에만 참여하고 실행은 나 몰라라 하는 태도들을 경계해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공무원들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해야 하는데, 특히 ‘풀어주는 것’을 통해 현장의 실행력을 높여주어야 합니다. 절대로 ‘사람’과 ‘사업’에 깊숙하게 관여하여 현장을 주도하지 말고, 현장의 사람들 즉, 주민과 현장지원센터, 지원센터, 지역의 조직들 등이 ‘실행’하고자 하는 것을 행정적으로 잘 풀어서 탄력을 받을 수 있게 해 주어야 합니다. 예산, 보고, 절차 등만을 강조하면서 ‘타이밍’을 ‘행정의 시간’에 두지 말고, ‘현장의 시간’에 맞춰주도록 신경써주어야 합니다. 지원센터의 경우, ‘중간지원’의 현장의 실행조직입니다. 행정과 독립적이어야 하며, 현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행복해 하고 슬퍼하고, 골치 아파하면서 서로 의견들이 모아지고, 같이 실행할 수 있도록 부단히 몸과 영혼이 현장에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행정은 절대로 지원센터를 하부조직으로 생각하지 말아야 하며 그들의 현장 전문성을 존중하고, 그들이 힘든 만큼 힘과 권한을 주어야 합니다. 물론 지원센터의 경우에도 그럴만한 자격을 갖추어야겠죠. 특히, 인력을 구성할 때 절대로 상대적인 기준으로만 선정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역에 사람구하기가 어려워서...’, ‘지원자 중 가장 낫지 않을까...’, 등의 생각 보다는 절대적인 기준을 넘는 분들을 ‘모시고’ 온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지역의 새로운 주체들인 특히, 청년의 경우에는 엄격한 ‘감별’이 필요합니다. 청년이 도시재생 사업에서 주요 주체로서 참여시키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젊다’라는 이유만이 아닐 것입니다. 그들에게 바라는 공통적인 것이 현장에서 ‘실행력’과 ‘열린 마음’, ‘열정’ 일 것입니다. 화려한 아이템으로 포장된 ‘파워포인트’로 현혹하여 지원금만을 노리는지, 또는 ‘리더(완장)’가 되기 위해 물불 안 가리고 ‘정치’만에 집중하는지, 만들어 주면 참여하겠다는 식의 안이한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 등을 살펴보고 걸러내야 합니다. 그렇게 ‘가짜’ 청년을 가려낸 후 ‘진짜’ 청년에게는 ‘권한’과 ‘책임’을 주고, 도시재생 사업의 주체로서 인정하여 그 지역의 미래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주어야 합니다. 단, 절대 그 기회는 돈만으로는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조직이 약한 청년들에게 조직을 구성 할 수 있게 하고, 무엇보다 그 지역에 터를 잡아 살아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진짜 청년’은 부족해도 직접 만들거나 주변 사람들과 같이 만들려고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러한 점을 행정이나 기존 주민조직들이 ‘열정페이’를 당연시 하며 악용해서는 절대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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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지원 없이 진행된 청년들의 마켓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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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는 것들을 활용한 아트바이크>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사람’들이 위와 같은 ‘실행’의 태도와 의지를 가지고 참여한다면 지역을 ‘변화’ 또는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단, 역할이 다른, 99% 휴먼웨어들의 참여는 의미가 없습니다. 1%가 나머지 99%를 힘들게 한다면 99라는 숫자는 급격히 낮아지는 사업이 도시재생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현장이 마중물을 통해 ‘작동’되기 위해서는 각자가 양질의 서로 다른 ‘톱니바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절대로 도시재생의 현장은 공허하고 외롭지 않을 것입니다. 함께하여 행복하고 무엇인가를 만들 수 있는 용기 있는 ‘실행’들로 충만해 질 것입니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을 지역(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을까’ 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조직)들이 존중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세요. 이것이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성공적 시작이 될 것입니다.
 


P.S 더 많은 이야기들은 현재 서술중인 ‘도시재생 후진지 되지 않기(가제)’라는 책을 통해서 곧 만나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교통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최 순 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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