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쾰른 시민들이 과거를 기억하는 방법

[ 웹진19호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17-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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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쾰른에는 대성당밖에 볼 것이 없다.”
“독일로 여행을 왔는데, 대성당 하나 보려고 쾰른까지 가고 싶지 않다.”

  독일을 여행하는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 많이 오가는 대화입니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참 안타깝습니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구시가지, 다양한 매력을 가진 박물관과 라인강의 아름다운 풍경에 이르기까지 쾰른의 볼거리는 아주 많습니다. 그래서 유럽인들 사이에서 쾰른은 독일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꼽히고 있습니다. 우리는 쾰른 대성당을 비롯한 건축 유적들의 존재와 그것들을 향한 쾰른 시민들의 태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쾰른은 독일 노스트라인-베스트팔렌 주에 있는 도시로 인구 백만 명이 조금 넘는, 독일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철도 교통의 중심지인 쾰른은 로마시대의 식민 도시에서 유래했으며 ‘쾰른’이란 이름은 로마어 ‘콜로니아(Colonia, 식민지)’에서 온 것입니다. 10~15세기에는 독일에서 가장 큰 도시로 성장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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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쾰른의 전경>
출처 : 직접 촬영

 


  쾰른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쾰른 대성당이 있습니다. 쾰른 중앙역을 나오면 바로 왼쪽으로 아주 웅장한 모습을 한 쾰른 대성당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쾰른 대성당은 1248년부터 짓기 시작한 이래 약 6세기에 걸쳐 건축이 진행되어 1880년에 완공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윽고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공습으로 인하여 폭탄 열네 발을 맞게 되어 건물 전체가 심하게 훼손되었습니다. 이때 쾰른 대성당뿐 아니라 도시의 성곽과 대부분의 건축물들이 파괴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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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파괴되었던 쾰른시와 쾰른대성당의 모습, 대성당 게시판>
출처 : http://blog.naver.com/wearethechmp/220699774207
 


  독일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전 국토가 잿더미가 되었기 때문에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현대 건축물들이 많습니다. 쾰른이 가장 대표적인 예입니다. 쾰른은 전쟁으로 옛 모습을 거의 잃었지만 최대한 원래의 모습으로 복구를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우리는 이를 흔히 ‘라인강의 기적’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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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쾰른 대성당>
출처 : 직접 촬영

 


  복구된 쾰른 대성당을 보면 이곳에 대한 쾰른 시민들의 겸손함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쾰른 대성당은 원래의 모습을 거의 되찾았으며 복구 작업은 지금도 계속 진행 중입니다. 쾰른 시민들은 대성당보다 높고 화려한 건물을 시내에 짓지 않습니다. 그 결과 쾰른 시내 어디에서든 대성당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쾰른 대성당은 하나의 상징적인 이정표가 되어 시민들 또는 관광객들이 길을 찾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무너진 성곽이 있던 자리에는 현재 넓은 녹지가 조성되었으며 시민들을 위한 공원도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그 녹지와 공원에는 과거 성곽의 흔적을 그대로 남겨 놓거나, 동판 등으로 그 흔적을 표시해 두었습니다. 이를 통해 쾰른 시민들은 옛 성곽 터에서 휴식을 취하며 과거를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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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으로 바뀐 과거 성곽 터 & 멀리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대성당>
출처 : 직접 촬영



  또 루돌프 광장에 가면 하넨문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13세기에 건축된 쾰른으로 들어오는 서문(西門)이었습니다. 이 문 또한 전쟁의 폭격으로 인해 상당 부분 파괴되었지만 쾰른시가 재건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원래의 모습과 재건된 모습의 차이를 남기기 위해 문 양쪽에 있는 타워 중 재건한 부분의 타워에는 창을 두지 않았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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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돌프 광장의 하넨문>
출처 : http://blog.naver.com/wearethechmp/220699774207

 


  세계대전 이후 쾰른 대성당과 달리 한 오래된 교회와 미술관은 거의 파괴된 채로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다 1997년 건축 현상 설계를 통해 선정된 건축가 피터 줌터가 이 폐허를 ‘콜룸바 미술관’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는 이곳의 역사가 지닌 모든 시간과 기억들을 새 건축물에 그대로 담아 치유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교회 유적의 옛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살리고 기존 유적지의 외벽 위에 벽돌을 수직으로 쌓아 과거와 현재의 조화를 꾀했습니다. 미술관 내부에도 기존 교회의 유적을 볼 수 있는 장소가 따로 있습니다. 콜룸바 미술관은 이처럼 옛것과 새로운 것을 성공적으로 조화시킨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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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룸바 미술관>
출처 : 직접 촬영

 


  독일 시민들이 이처럼 과거를 잘 보존하고 오랜 건축물이 지닌 역사를 존중하는 것은 국가 차원의 전략적 결과물이라기보다는 독일의 특수한 역사와 전통의 산물입니다. 철학을 신성시하고 그것에 자부심을 가지는 게르만 민족 특유의 기질이 만들어낸 태도인 것입니다. 이렇게 시민들이 자신들의 공동체의 역사에 자부심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도시를 가꾸는 일에 앞장설 때, 도시재생은 자연스레 이루어진다는 것을 이곳 쾰른의 시민들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1. NAVER, 지식백과
2. 박형철, 독일과 영국의 도시재생에 관한연구 : 역사, 문화적 보존수법을 통하여, 2005

 

  

 

 

대구 창의 도시재생 글로벌 기자단(D-UrbanFD). 정 순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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