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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에센-루르, 유럽문화수도로 발돋움하다

[ 웹진14호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17-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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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에센­루르, ‘유럽문화수도’로 발돋움하다

 독일의 서부에 위치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는 과거 철광-석탄 산업의 최대 생산 기지이자 독일 산업 경제의 중심이었습니다. 영화 『국제시장』의 실제 배경으로 잘 알려지기도 한 이 지역은 독일과 한국의 역사가 공유되는 곳이자, 수많은 한국인 광부와 간호사들이 파견되었던 지방이기도 합니다.

 주도 뒤셀도르프를 비롯해서 도르트문트, 에센-루르 등 독일을 대표하는 공업도시가 이 지역에 위치합니다. 이곳은 한국의 ‘한강의 기적’과 마찬가지로 1960년~1970년대 독일의 ‘라인강의 기적’을 이끌었습니다. 이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 공업지역 가운데 하나로 유럽에서 가장 발달한 철도망을 연결고리로 해 루르 탄광, 철강 생산, 화학제품 등으로 번영을 맛보았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에 이르러 철광-석탄 산업이 내리막을 걷게 되면서 탄광과 제철소의 폐업이 속출했고, 루르 지역은 오염된 채 방치되면서 주민들이 떠나간 자리에 슬럼가가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무너져가는 낡은 살림집, 세월을 그대로 간직한 공장들과 기차역, 그리고 한때 석탄 산업이 왕성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한 검게 그을린 굴뚝 등이 당시 에센-루르를 대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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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르 계곡에 위치한 산업기념물 탑>
출처 : pixabay

‘유럽문화수도’ 에센-루르
 이렇게 ‘버려진 땅’ 에센-루르를 ‘문화의 땅’으로 변모시킨 것은 다름 아닌 유럽연합이 시행한 ‘유럽문화수도’ 사업이었습니다. 1983년 그리스 문화부 장관 멜리나 메르쿠리가 도입한 이 사업은 개최도시의 경제적 부흥과 도시발전을 목표로 삼아 도시의 지명도 및 경제력 등을 종합하여 선정하게 됩니다. 1985년 ‘유럽문화도시’로 그리스 아테네가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해서 1988년 서베를린, 이어 2010년에는 이곳 에센-루르 지역이 선정되었습니다. 1999년부터 사업 명칭이 바뀌어 2005년부터는 ‘유럽문화수도’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사업 초기에는 유럽연합 가입국의 순번을 나눈 뒤 가입국에서 도시를 선정하도록 했지만, 이후 선발 조건을 강화하여 전체 유럽 문화의 특징을 고루 지닌 문화 발전의 계획과 시민의 참여라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고 도시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발전에 지속적인 효과를 창출하는 프로그램 개발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비로소 ‘유럽문화수도’의 자격을 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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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촐페어라인>

출처 : 촐페어라인 공식 홈페이지

산업유산의 문화공간化, 촐페어라인
 유럽문화수도에 선정된 에센-루르 지역은 과거 도시 발전의 기반이 되었던 석탄-철강 산업의 유산들을 활용하여 문화 중심의 도시를 만들고자 노력합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에센의 촐페어라인(Zollverein)입니다. 이곳은 지하로 내려가는 수직 갱 형태의 탄광으로 독일의 석탄·철강 산업에 크게 기여하며 산업화를 주도하였던 곳입니다. 주정부는 이 촐페어라인이 가지고 있던 과거의 흔적들을 지우는 대신 역사적 자취를 지닌 문화 도시의 콘텐츠로 되살리는 노력에 착수합니다. 이를 통해 촐페어라인은 낡고 칙칙한 겉모습을 가졌지만, 내부는 새롭고 현대적인 문화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탄광 건물은 ‘루르 박물관’으로, 보일러실은 ‘레드닷 디자인 박물관’으로 개조되기도 했고, 가스탱크를 전망대로 바꾸는 과정에서 버려진 산업 유산을 독일 최고의 역사·문화 공간으로 변모시켰습니다. 에센-루르는 유럽문화수도 선정과 더불어 2001년 대부분의 탄광시설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지난 백 년간 유지되어온 산업 유산의 흔적과 그 역사적 자취를 그대로 보존한 것에 대한 인정과 더불어 촐페어라인이 탄광에서 완벽한 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는 점을 증명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학과 청정 환경 도시 겔젠키르헨
 촐페어라인이 산업유산을 이용하여 도시를 재생한 사례라면, 루르 지역의 작은 도시 겔젠키르헨은 도시 전체를 정비하여 ‘청정 도시’로의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습니다. 겔젠키르헨은 1840년 석탄채굴 당시 인구 6,000여 명의 작은 도시에 불과했고, 나치 정권 아래 채광과 정유의 중심지 역할을 했습니다. 이곳 역시 광산업이 침체기를 겪으면서 함께 쇠약하기도 했지만, 탄광과 철강 생산 공장들을 개조하여 첨단 공원과 태양열 연구소 등으로 탈바꿈시킴으로써 독일 최대의 태양열 발전소를 보유한 ‘과학과 청정 환경의 도시’로 변모하게 됩니다. 친환경 녹색 도시답게 이 지역에는 수많은 공원과 숲, 초원 등이 조성되어 여러 관광객들이 찾는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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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겔젠키르헨>
출처 : pixabay

 

도시재생사업-엠셔파크 프로젝트
 에센-루르 지역의 도시재생사업은 노후 산업의 유산을 문화적 자산으로 되살리는 과정에 커다란 역할을 했습니다. 1980년대 중후반, 산업구조의 변화와 경기 침체 및 실업률 증가로 지역민들이 다른 지역으로 떠나갔으며, 무분별한 산업 확장으로 인한 지형의 침식, 토양의 오염, 악취, 산업 폐기물 등의 문제점들이 남았습니다. 이후 도시는 산업유산 활용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시행하게 되면서 ‘문화주도형’ 재생을 추구하게 되는데, 이 지역 엠셔강의 생태를 복원하는 데 중점을 둔 ‘엠셔파크 프로젝트’가 추진되었습니다. “변화를 통한 문화, 문화를 통한 변화”를 사업의 모토로 삼아 도시재생사업을 꾸준히 이어나갔고, 그 결과 도시 재생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에센-루르 지역의 도시재생 과정을 살펴본 결과, 기존의 산업 유산을 활용한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부가 낡은 산업 유산을 단순히 폐기하거나 철거하면 된다는 식의 근시안적 사고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입니다. 공동체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장기적 안목과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 그리고 창의적인 개발의 방식들이 이에 더해져 과거의 산업 유산을 성공적인 도시재생의 밑거름으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에센-루르는 바로 그런 이유에서 도시재생의 성공 사례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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