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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도시’를 위한 재생, 공공건축

[ 웹진23호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18-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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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과 도시공간
  도시공간은 크게 두 영역으로 구분됩니다. 공공영역과 개별영역입니다. 공공영역은 도시의 인프라를 포함하여 국가와 지자체가 마련하는 물리적 공간이며, 개별영역은 개인이 소유하고 머무는 공간입니다. 두 영역은 상반된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각 영역이 다룰 수
있는 것들도 다릅니다. 따라서 도시재생 사업에 앞서 도시공간의 유형을 잘 파악하고, 각 영역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서는 공공영역 중에서도 공공건축을 통해 도시재생을 실현한 예를 살펴보겠습니다.

도시공간의 변화
  서양의 경우 오래 전부터 도시에서의 공공영역을 광장과 같이 강하게 규정하여 개별영역이 이러한 역사의 흔적을 따르도록 유도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공공영역의 체계가 서양과 다르고,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개별영역이 공공영역을 존중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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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시에나, 캄포 광장>                                        <이탈리아, 로마, 나보나 광장>
출처 : Google 지도                                                       출처 : 카스파 반 비텔

  이는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근대 도시가 계획되기 전 자생적으로 발생한 옛 마을의 구조를 떠올려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마을의 경우 공공영역인 골목과 개별 건축의 마당이 나뭇가지와 같은 형태로 서로 이어져 유기적인 조직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과거의 마을이 골목과 마당 등을 통해 생활 공간을 풍부하게 형성한 반면, 현대의 도시는 직교형의 도시계획과 주거형태의 변화로 인해 개별영역이 더욱 명확하게 규정되면서 점차 공공영역이 고립되는 양상으로 나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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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풍경>                                                         <응답하라 1988>  출처 : tvn
출처 : 골목안 풍경 전집, 김기찬                                                                                                  

공공영역의 중요성 
  공공영역은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다시 말해 개별영역보다 도시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 유리합니다. 또한 공공영역은 도시의 정체성과 시민 정신을 드러내는 장소로 기능합니다. 공공의 사전적 정의가 ‘국가나 사회의 구성원에게 두루 관계되는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공공영역은 도시를 구성하는 시민들의 삶이 한 곳에서 만나는 장소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또 공공영역은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의 공간이라는 점에서도 중요합니다. 앞서 살펴보았듯 공공영역의 범위와 형태는 도시의 규모와 체계, 장소 및 가치 등에 따라 매우 다르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공공영역을 다루기 위해서는 그 목적과 범위를 명확히 규정해야 합니다.

공공영역과 공공건축
  공공영역은 개별영역을 제외한 도시의 모든 요소를 다루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도시의 경관이 될 수도 있고, 도로가 될 수도 있으며 특정한 장소 또는 시설이 되기도 합니다. 도시재생이 그곳에서 살아가는 시민을 위한 도시를 만드는 일이라면,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공공영역은 모두 도시재생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단지 개별영역과 얼마나 밀접한 연관을 지니는지, 즉 시민들이 살아가면서 얼마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느냐 하는 것에서 차이가 날 뿐입니다.

  특히 ‘공공건축’은 공공영역 중에서 가장 작은 단위입니다. 따라서 공공영역 중에서도 시민들의 생활과 매우 가까이 닿아 있습니다. 공공건축은 다루는 공간의 범위가 아주 세부적이고, 사람들의 삶과 밀접하게 위치하고 있어서 일상의 변화를 바로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이는 공공건축이 도시재생의 중요한 방법 가운데 하나로 쓰이는 이유입니다.

공공건축을 통한 마을재생
  근대 이전의 자생적 마을이 아닌 체계적인 도시계획은 기능적으로 편리한 환경을 시민들에게 제공하였지만, 마을이 가지고 있던 고유한 풍경과 장소들을 획일적으로 변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또한 자동차의 발전과 대량 보급으로 개인이 이동할 수 있는 거리는 크게 넓어졌지만 각종 공공시설과 편의 시설들이 도심이나 대로변에 집중되면서 정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 주변의 환경이 상대적으로 나빠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도시화의 이면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공공건축을 통한 마을재생’이 놀라운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공공건축이란 도심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주로 위치했던 도서관, 공연장, 강당, 미술관 등의 대규모 시설, 또는 마을 주민들을 위한 편의 시설을 쓸모에 맞도록 소규모로 디자인하여 주거지 가까이에 배치하는 건축 방식입니다. 이러한 공공건축은 규모는 작지만 사유지를 침범하지 않으면서 공공영역을 확충하고, 시민들이 걸어서 이동 가능한 거리에서 다양한 시설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또한 공동체의 가치가 실현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상을 풍요롭게 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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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 가압장 리모델링>
출처 : 유타건축, 김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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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내 지혜의 숲>
출처 : 운생동, 장윤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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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계예술마당>
출처 : moldproject

 


모두의 도시를 위한 공공건축의 미래
  위의 사례들과 같이 공공건축이 성공적으로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습니다. 건축물을 짓기 위해 기존의 땅이나 건물을 매입, 임대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아울러 다양한 법률적, 경제적 검토가 뒤따릅니다. 새롭게 지어질 시설이 마을에 꼭 필요한 것인지 논의하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다양한 의견을 모두 반영하려다 자칫 건축물의 공공성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건축이 의미를 가지는 것은 바로 우리 삶에서부터 시작하는 재생이라는 점입니다.

  공공건축은 도시화를 통한 획일적인 도시의 모습을 풍요롭게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작지만 직관적인 시도입니다. 이것이 실현되기 위해서 몇 가지 보완되어야 할 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곳부터 조금씩 변화시킨다면 지속 가능한 마을 재생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살아가는 곳, 바로 우리 마을이 중심이 되는 마을 단위의 재생,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아닌 일상의 풍경이 바뀌는 재생을 통해 우리 대구도 ‘모두의 도시’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참고자료>
1.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정기간행물, <건축과 도시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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