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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봉2동, 빈집을 커뮤니티의 거점공간으로

[ 웹진 2호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1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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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의 도시는 인구의 감소, 산업구조의 변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주거환경의 노후화 등의 문제들로 인해 쇠퇴하고 있다. 근대화를 거치면서 우리나라는 양적공급에만 치중한 주택 정책을 펼쳤고, 우리 고유의 마을공동체는 무너졌다. 이러한 도시에서 생활하는 거주민들의 삶의 만족도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

○ 지역커뮤니티 활성화, 왜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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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골 50대 5개월 만에 발견…황혼 고독사, 중년이 더 많다>
출처 : 매일신문

  이웃 간 소통의 단절은 개인주의를 더욱 부추겨 오늘날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낳았다. 이웃에 누가 사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이웃들은 층간소음으로 인해 법정에서 만나곤 한다. 옆집의 아이가 부모에게 학대를 당해도, 앞집의 독거노인이 숨을 거둔지 열흘이 지나도 그들은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

  뉴스에나 나오던 놀라운 이야기들이 점차 흔한 일이 되어가는 지금, 사회 곳곳에서는 지역커뮤니티 활성화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번 기사 또한 이러한 목소리 하나를 더하고자 한다. 먼저 지역커뮤니티 활성화를 통해 지역의 문제점을 해결한 사례를 소개하고, 대구광역시 중구 대봉2동을 중심으로 우리 실정에 맞는 커뮤니티 활성화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 지역커뮤니티의 손으로 변화시킨 철로변 우범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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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아래층만 피해? 위층도 피해자!>
출처 : 매일신문

  파리 18구, 클리냥쿠르 벼룩시장 인근에는 파리 최초로 주민이 주도하여 조성한 뤼소정원이 있다. 뤼소정원은 주로 체험, 교육, 커뮤니티 활동의 세 가지 기능을 한다. 첫 번째 체험의 기능은 약 1평 정도의 땅을 2가구 이상씩 짝을 지어 분양하고 주말농장처럼 가꾸게 하는 것이다. 두 가구 이상이 공동으로 이곳을 가꾸는 과정은 주민들의 활발한 소통을 목적으로 한다. 두 번째 교육의 기능은 개인뿐만 아니라 가까운 학교와 함께 교육적 인프라를 형성한다. 여기서는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물과 땅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등의 교육이 이루어진다. 마지막 세 번째 기능은 주민 커뮤니티 활동의 장으로서 기능이다. 뤼소정원에서 주민들은 생일잔치를 하는 등 각종 이벤트를 열어, 지역공동체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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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참여를 통한 지역커뮤니티 활성화: 프랑스 사례>
출처 : 브레인파크 뉴스레터

  1950년대에 버려진 철로 주변에 위치한 이 지역은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쓰레기가 가득하고, 마약중독자가 모여드는 등 각종 범죄가 만연한 우범지대였다. 병들어 가던 지역은 각종 사회적 문제의 주범으로 지목받았고, 이에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정원을 조성하자는 계획 아래 주민협의회를 조직하게 된다. 정원 조성을 자체적으로 진행하다 한계에 부딪힌 주민들은 구청, 시의회와 접촉하였고 이후 지자체의 협조 아래 정원을 정식으로 관리하게 됐다.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공동체를 조직한 일을 계기로 시작된 뤼소정원은 버려진 공간으로 방치되어 여러 사회문제를 일으키던 철로를 외면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곳에 주목하고 지역의 교육, 문화와 관련된 콘텐츠를 더해 지역사회의 중심으로 이끌어냈고 마침내 지역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대봉2동, 지역커뮤니티의 부재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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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봉2동>
출처 : 본인촬영

  우리 지역은 방치된 철로도 없고, 마약중독자들이 모여드는 우범지대도 없다. 이처럼 프랑스 사회가 갖는 문제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우리에게도 분명 지역커뮤니티를 활성화해야하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갖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앞선 사례를 살펴 우리 실정에 맞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대구광역시 중구 대봉2동은 근대골목투어 제4코스의 중심지역으로 봉산문화거리와 봉산가구골목, 김광석 거리 인근에 접해 있으며, 건들바위, 대구향교와 같은 다양한 역사적, 문화적 콘텐츠를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근에 대구교육대학교(교육), 계명대학교 대명캠퍼스(예술), 가톨릭대학교 유스티노캠퍼스(신학)와 같은 특성을 지닌 대학교들이 위치하고 있어 여러 분야의 인적자원이 풍부하다. 또한 대봉2동 일대는 대구지하철 1,2,3호선이 모두 인근을 경유하여 교통의 요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여러 자원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봉2동은 주거 환경이 낙후된 지역, 이웃 간 소통이 단절된 지역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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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 도심 빈집, 텃밭·주차장·쌈지공원 가꾸자 주민들 호평>
출처 : 매일신문
<우 : 대구 도시재생 아이디어 공모 ‘그린 리-본’ 수상작>
출처 : 대구 창의 도시재생지원센터

  대봉2동 또한 낙후주거지의 상징이라 할 수 있든 빈집들이 많다. 빈집들은 마을의 미관을 저하시키며 각종 범죄의 근원이 되는 등 주민들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우리보다 앞서 이러한 문제를 겪은 일본은 이미 다양한 빈집 활용방법을 연구하여 실천한 바 있으며, 최근 한국사회에서도 낙후주거지의 빈집들을 도시재생의 방안으로 주목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지역이 갖는 역사적, 문화적 자원을 기반으로 주변의 다양한 인적자원을 더해 이를 낙후주거지의 빈집에 접목시키는 ‘빈집활용 지역연계 커뮤니티’를 제안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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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코스 삼덕봉산문화길 지도>
출처 : 대구광역시 중구청 골목투어

○ 빈집활용 지역연계 커뮤니티 제안 : 역사체험, 미술전, 마을공부방 등
  대봉2동은 중구 근대골목투어 코스의 일부로 지정되어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지역의 관광지들과 비교했을 때 그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만한 체험공간을 찾아보기는 힘들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에 대봉2동의 빈집들은 대구향교나 건들바위와 관련된 역사적 콘텐츠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쓰일 수 있다. 또한 봉산문화거리와 계명대학교 대명캠퍼스 미술대학 사이에 위치한 만큼 대봉2동은 그 둘을 잇는 문화적 요지가 된다. 이를 바탕으로 작업공간과 전시공간의 부족에 시달리는 학생들에게 빈집을 제공하여 지역의 문화시설로 활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지역이 교통의 요지라는 점, 주변에 초·중·고등학교가 많이 위치해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빈집을 활용하여 교육대학과 연계한 마을공부방을 조성할 수도 있다.

주민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거점

  낙후주거지의 상징물인 빈집이 매개체가 되어 역사적, 문화적, 교육적 공간을 제공하면서, 지역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주민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 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로 거주자의 주택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으며, 이는 거주민들의 행복감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다발적으로 급격히 제공되는 커뮤니케이션 공간은 오히려 젠트리피케이션을 유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낡은 겉모습을 새롭게 치장하는 데만 집중하여 급격히 이루어지던 과거의 전면 재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 차근차근 거주민들의 삶의 수준까지 배려하는 ‘도시와 거주민이 함께 상생하는’ 발전방식을 고민해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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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트리피케이션이란? 상위소득 거주자가 하위소득거주자를 대체해 감으로써 근린지역사회의 기본성격과 성향이 바뀌어가는 과정으로 정의, 일반적인 재활성화(revitalization)와는 구분해야 한다.(부루킹스연구소, 2001)

<참고문헌>
1. 심보선, 사카구치 교헤 외, 『99%를 위한 주거』, 북노마드, 2013.
2. 전영미, 김세훈, 「구시가지 빈집 발생의 원인 및 특성에 관한 연구」, 『한국도시설계학회지』 제17권 제1호, pp. 83-100, 2016.
3. 남지현, 「도시의 빈 공간을 활용한 지역 공동체 활동거점 만들기 - 도쿄의 ‘빈 건물’ 활용사례를 중심으로」, 서울연구원 연구보고서, 2012)
4. 윤갑식, 오용준, 「공동주택단지내 공동체의식 활성화 프로그램의 중요도 분석과 함의」, 『한국지역개발학회지』 제26권 제3호 제82집 pp. 125

    -138, 2014.
5. 정인규, 김동진, 「문화예술시설을 통한 지역커뮤니티 활성화 방안에 대한 연구 : 예술창작스튜디오 중심으로」 『대한건축학회지』 제25권 제1호

    (통권 제243호) pp.81-88, 2009.
6. 장재일, 「젠트리피케이션과 대안으로서의 도시재생정책」, 도시정책학회 추계학술대회 발표논문, 2013.
7. 전영, “지속 가능한 주거지 재생 및 주민공동체 보존”, 「영남일보」, 2013.11.19.
8. 「주민참여를 통한 지역커뮤니티 활성화: 프랑스 사례」, 『브레인파크 뉴스레터』, 2013.4
9. 대구광역시 창의 도시재생지원센터, www.dgucenter.or.kr
10. 대구광역시 중구청 골목투어, gu.jung.daegu.kr/new/culture/pages/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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